아마 만 여섯살이 막 지났을 때로 기억한다.

편도선 수술을 하러 종합 병원에 갔다.
수술 하루 전날, 입원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나야 병원이 워낙 친숙해서 괜찮았지만
전신 마취를 하는 수술이라 겁많은 엄마는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저녁을 못먹어서 병원 매점에서 컵라면을 하나 샀다.

나도 엄마도 컵라면을 실제로 먹어 보는건 그때가 아마 처음이었을 거다.

포장을 뜯고 물을 부은 것 까지는 좋은데, 엄마는 스프 포장을 뜯지 않고 넣은채로 물을 부어 버렸다.

몇분이 지나고, 스프는 봉지째 익어 있었는데, 그걸 건져내서 스프의 반만 넣어줬다.
매울까봐.

그게 내 첫번째 컵라면의 기억이다.

국물 맛이 나다만, 뚝뚝 끊기는 면발에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반 정도를 먹었다.
ㅎㅎ..
가끔 저 육개장 사발면 먹을 때는, 그때 혀끝에 남았던 맛이 떠오르곤 한다.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