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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travelogue/NewYork

2009.07.18.#2 보자마자쌈박질남매의 촌동네마실

보자마자 ..티격태격..하긴 해도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화가 나도.. 대강..

뭐 그 이유야.. 서로간에 너무 대화가 없어서 빚어진 일이었지만.
아무튼 만났으니 지도 이렇게라도 노는거지 뭘.

토요일은 나를 데리러 JFK 에 왔고 일요일은 맨하탄에 같이 나가겠지만
그 다음날 부터는 계속 학회라 나 혼자 다녀야 할 듯. 

정확히 집이 시내인 맨하탄과 가까운 것도 스토니브룩과 가까운 것도 아니었다. 
공항에서 정신없이 가자는 대로 지하철을 타고 ..가 아니라 공항 열차를 타고 기차를 타고 또 갈아 타고 짐을 질질 끌고 도착한 곳은..
아파트 라는데 미국 아파트는 이렇게 생겼냐?


정감은 있네.
집에 가 보니 정말.. 집만 있었다.

아우는 그래도 이만한 집을 짧은 기간 쓸 수 있다고 기뻐라 했다. 
방에는 얇은 요와 이불, 그리고 내 고등학교때 산 침낭이 깔려 있었다.
이 침낭 정말 오랜만에 보는구나.

나와 헤어진 사이에 침낭은 그랜드캐년이며 사막, 민둥산 안다녀 본 데가 없다.

스미스타운 기차역에서 내려서 집쪽으로 내려오면 일단 주차장이 보인다.
기차역이 황량한데 또 황량한 주차장을 거쳐 가면 아파트가 나온다. 
배고프다고 아우성인 아우가 밥 먹으러 가잖다.
한국 음식점을 발견 했다고. 

스미스타운이라는 곳도 재미난 곳이다.
옛날 옛날 미국 개척 시대 초기에 생긴 타운이라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역마다 하나씩 있었다는 그 지역 은행이 아직도 계속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집에서 2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던 스타벅스며 상가는 한 1키로나 걸었나 싶을 정도로 걸어 나가서야 보였다.
내 아우는 축지법을 쓰나보다.

정말 한국 음식점이었는데 들어가니 아주머니께서 (이분도 어쩐지 한국 사람 본지 오래 된거 같은 느낌은 뭘까.. 이 타운에 한국 사람 되면 얼마나 된다고..) '뭐 만들어 줄까..'라며 엄마 처럼 주문을 받았다.

난 돈까스, 아우는 제육 벤또. 정식이라는 거지.

음.. 난 그저 그랬는데.. 아우는 아주 감동을 하며 퍼먹었다. 
이런 동네에 한국 음식점이 있다며 마구 흥분을 했다. 

이놈 LA 근처 살던놈 맞나..
아줌마와 대화까지 섞어 가면서..

밥값 정말 비싸다고 생각 했는데, 아우는 이 정도면 정말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또 한번 흥분. 
좀 피곤하긴 했는데 홍콩하고 일도 있고 나도 네트웍이 필요 했고, 아우는 커피와 책 읽을 곳이 필요 해서 스타벅스를 갔다.

사람도 별로 안사는 곳 같은데 별개 다 있다.

이 마을도 신호가 매달려 있구나.

워낙 작은 타운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스타벅스가 동네 마실 다방이다.
할머니들이 놀러 오니까 종업원이 다 튀어 나가고, 자리며 의자 만들어 주고 인사 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우는 이런데 살고 싶단다. 

난 무려 두시간에 3.99$을 신용카드로 계산하고 네트웍을 쓰고 아우는 저널을 읽었다. 
난 추워 죽겠는데, 여기선 기본이라며 점퍼를 들고나온 아우는 따뜻한 점퍼를 입고 있었다. ㅠㅠ

아.. 네트웍도 안되고.. ㅠㅠ
(아파트 안에 누군가 네트웍을 쓰고 있긴 했다. 장비가 잡히긴 하는데 전부 패스워드가 걸려 있어서 내가 쓸 수가 없다. 좀 같이 좀 쓰지..ㅠㅠ 그거 뭐.. 망 다 뚫어 놓은거 같이 좀 쓰면 어때.. ㅠㅠ 랩탑 매고 돌아다녀야 겠어? 이거 뚫는거나 좀 연구해 올걸..)

아우는 '네트웍 좀 안쓰면 어때. TV 좀 안보면 어때.. 없이도 잘 살았는데..' 하는데..
TV 는 없어도 되는데 네트웍이 없으면..... 그건 단절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