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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travelogue/NewYork

2009.07.20.#1 맨하탄행 아침여정

페덱스 만세!
페덱스에서 패킷이 페덱! 하고 날아와 아침에 띵동 하더니
'페덱ㅅ!'
하길래 나가서 아저씨가 페데기..를 친건 아니고 아주 잘 전해 주고 가셨다. ㅋㅋㅋㅋㅋㅋㅋ
쓰으.. 웃어.. 미국 유머야..ㅡㅡ++
ㅡㅡ;;홍콩에서 봉투 무사 도착.


아침에 신라면 끓이고 어제 먹다 남은 돈까스 두쪽이랑 김치로 요기를 때우고 출발.
자존심 강하고 궁상 떠는거 남한테 보여 주기 싫어 하는 아우는 내가 저걸 싸간다는 말에 갸웃 했지만..
그래도 저런거 하나 싸오면 무지 요긴하다.

근데 이걸 싱크대에 놓고 그냥 먹고 있는데..
난 진짜 나이 서른되면 궁상 안떨어도 될지 알았지.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이런거 먹고 여행 할 줄이야.

한편 생각 하면 이거라도 있는게 어딘가 싶다.
다행히 한국인 부부가 나가면서 냄비랑 젓가락을 남겨 두고 가서 이거라도 먹는게 어디야.
나갈때 열쇠 찾아 가면서 아마 저 접시며 그릇, 냄비들도 가지고 갈 듯.

어제 빨래 돌리려다가 론드리 카드에 1.25불 밖에 없어서 못돌렸으니까 돌아 올때는 꼭 5불짜리 바꿔 와야 겠다.

스미스타운 - 헌팅턴 내려서 펜스테이션 까지.
간단하면서 아주 먼 여정이다. 한시간 반이 걸린다.
펜은 맨하탄 거의 중심가에 있다.

기차 안에서 티켓 검사를 하는데 항상 차장이 펀치를 딱딱딱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입으로는 '티켓, 티켓 플리즈..' 하면서 다닌다.
반사적으로 딱딱딱 소리가 나면 티켓으로 손이 간다.
난 프리패스니까 보여 주기만 하면 되는데, 가끔 방심하고 있으면
'미쓰, 티켓' 하고 부른다.

옆자리에 누가 아침 신문을 버려 놨길래 꺼내서 보던 중.
큰일 났다. 신문을 읽지를 못하겠다.
이것저것 읽어 보는데, 아무래도 오바마가 메디케어를 어찌 할 것인지. 나도 궁금하다.
정말 이 나라의 골때리는 문제중 하나다.
돈이 없어서 간단한 치료를 못받으니까.

아무튼 내려서 시티뱅크에 들러 내가 가져온 현금을 아우 계좌에 넣고 난 아우 카드를 쓰기로 했다.

저기 서있는데도 두사람이나 길을 물어 본다.
미국 사람들이 자꾸 나한테 길을 물어 보니 좀 이상하긴 한데, 맨하탄이란 곳이 워낙 외지인이 많아서 그런거 같다.
내 동생도 스토니브룩 학교에서 여름 세션 들으러 온 사람들이 건물을 물어 봐서 알려 주기도 한단다.
우리가 길 물어 보기 좋게 생겼나보다.

기차는 자메이카 역에서 서는데, JFK 공항 열차가 그 곳에 선다.
왜 역이름이 자메이카인가 좀 재미나게 생각 했었는데, 일하는 사람들이 워낙 세계 각국에서 몰리고
이곳은 외국인 취업이 자유 인가 싶을 정도로 발음까지 요상한 사람들 천지에,
정말 자메이카 인들 처럼 긴 머리를 여러가닥 땋아 내린 전철 운전수나 공항 일꾼들이 많다.

(낮에는 사람도 많고 굉장히 번잡한 곳인데 밤이 되면 무서워서 택시 타러도 못나가고
공항에 돌아 가서 더 비싼 돈을 주고 택시를 타고 갔다는 걸로 봐서
곳곳 밤에 무서운 곳이 많나보다. )

각지에서 와서 전철 운전을 하고 짐을 나르고 전단지를 뿌려도 그렇게 여유 있을 수가 없다.
혹시라도 허둥지둥 하고 있으면 금방 옆에 와서 이것저것을 알려 주니
고향이 다르고 정서가 좀 달라도 이렇게 섞여 살면서 질서가 유지 되면 바로 그게 선진국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