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뜨는 날이다.

거 참.. 내가 미국 올 때 이렇게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일정으로 나왔나 싶다.
이젠 보스턴 행인가..
아우와 한번 실랑이가 있은 후 LA 들어가자 마자, 바로 다음날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타기로 한 것도 그렇고.
짐쌌다 푸는 것과 이동 하는 것만 해도 꽤 된다.

뭐 꼭 동서남북 정해지듯, 정해진 대로 여행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자꾸 겁나는 것들을 여러 번 하는 건 좋은 것 같다.
공항에 내려서, 항공사 찾아 보딩패스를 받고, 짐검사를 하고, 무사히 게이트를 찾아 탑승을 한다.
비행기에서 내려, 게이트를 빠져나와, 무사히 공항에서 교통편을 찾아, 목적지 까지 간다.
그리고 그 와중에, 계속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혀가 꼬이는 영어를 하고, 또 듣고..
승무원들. 지들은 그게 일상이지만, 나는 항공사마다 다른 시스템과 짐 무게와 보딩 패스와 니들의 빠르고 우물거리는 영어가 얼마나 짜증나는지 아나?

이게 다.. 나한테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스트레스.
자꾸 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아침에 일어나서 얼른 씻고, LA 갈비와 함께 아침을 먹어 치운 후, 청소를 시작했다.
욕실도 밀고 카페트도 밀고..

아우의 원래 스케줄은 수요일 학회가 끝나면 바로 학교로 복귀하는 것인데, 내가 온다고 해서 뉴욕에 며칠 더 있다가 보스턴에 이틀 묵은 후 LA 로 바로 가기로 한 것.

내가 결과적으로 아우의 연구 시간을 많이 빼앗은 셈이 됐다.
(아니 이 나쁜놈이.. 그러면 진작에 말을 하지.. 하여간 아무 말도 없이 혼자서 보스턴 스케줄 잡아 놓고 말이야..)


이불과 옷가지, 책 등이 잔뜩 들어간 더플백.
아우가 카투사 복무 중에 받은 건데 아직 잘 쓰고 있다.
방수에 전대 안터지고 밀어 넣는대로 들어 간단다.

실용적이라고 자꾸 말을 하는데..
뭐 사실 실용적인 이유만 있겠나 싶다.
이 잘난 나라와 나의 아우의 굳이 연결 고리를 찾는다면, 복무를 카투사에서 했다는 것 뿐일테고
그래서 US ARMY 가 된 셈인데..
저거라도 매고 다녀야 작고 왜소한 동양인이 이 동네 섞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뭐 그건 확실한게 아니니까 접어 두고, 확실한건, 저 가방, 내 아우보다 크다.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전버튼 1 2 3 4 5 6 7 ··· 27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