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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travelogue/Hong Kong

2009.09.06 몽콕 꽃시장, 물고기 시장[updated-again]

오늘은 룸메 언니 교회 가는 날이고
나는 현지 친구 디킨스와 점심 약속이 있는 날이다.
디킨스는 내가 방을 구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빌리지에 있어서 망설이다가 안들어가기로 한 곳을 렌트 하는 사람이다.

홍콩에서 빌리지 라고 하면 주로 아주 발달된 쇼핑지구나 아파트 단지가 아닌 일반 주택가에 가까운 곳이다
즉 내 입장에서는 치안 문제가 전혀 걸리지 않지만
현지인 친구가 만류 해서 그냥 현지 친구 말을 듣기로 했다.

후에 방이 결국 하나 남아서 1900불에 빌려 주기로 했지만 난 이미 플랫을 계약한 상태라 들어 와서 그냥 한번 보기로 했었다.(나머지 방은 모조리.. 인터네셔널 보이즈..)

점심을 사준다고 다이아몬드 힐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만나기 직전 메일에는 뭔가..치료 불가능한.. 병이 있다고 그랬는데..아무래도 만나서 들어봐야 했다.
솔직히 나이도 모르고, 성별이 남자인 것만 알고 있었으니..어찌 찾아야 할지..난감하기도 했다.
(할아버지일거라 솔직히 생각했음.)
챙겨간 핸드폰 고리를 인사동에서 산 주머니에 고이 넣고 간다.

역이 도착해서 통화 두번 하고 나니..
아니.. 이 양반이 나를 단번에 찾아 냈다.
하얀 한국 아가씨는 금방 구분해 낼 수 있다..고....ㅡㅡ;;허걱..
할아버지는 아니었고, 대략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

아.. 게다가..정통 홍콩 발음이다.. 알아 듣기 조금 힘들다.
튜닝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역시 예상했던대로..ㅋㅋ 메일에서 느꼈듯이 늘 투덜투덜 하는 사람.
결혼을 했는지 몇살인지 그런건 전혀 모르겠고.
보자마자 막 달려서 음식점에 갔다.
유명한 수퍼스타 들도 밥 먹으러 오는 곳이라고 했는데, 어라..생각보단 허름 했다. 오래된 집인가 보다.


젤리 피쉬 라고 하는걸 먹었는데.. 원래 정체는 뭔지 잘 모르겠다.
생선 조림 같은 것도 달착 지근 했고. (솔직히 내 입에 딱 맞을리는 절대 없고, 그냥 괜찮았다.)

과도히 친절한 그는, 내가 먹다가 좀 더워 보이자, 콜라 한캔 주문 해 줬고,
먹다 한방울 흘렸더니 그새 나가서 휴지까지 사왔다.
망할놈의 가게에는 휴지도 없다.
내 가방안에 있었는데..ㅡㅡ;;

 사천 요리 라고 하면 한국에서도 매운 요리로 유명한데, 약간 매울거라며 준 사천 면은 전혀 맵지가 않았다.
"니가 한국 사람이라 그래.." 라고 명쾌히 결론을..ㅎㅎ
계속 해서 누구한테 물어보든 한국 여자가 제일 예쁘다고 하더라,
홍콩 아가씨들은 너무 거세다,
홍콩은 여자 비율이 너무 높다, 본토 사천 아가씨들이 제일 예쁘다..

뭐 이런 아가씨론을 비롯하여,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 하고 있으니까,
학생들 욕도 하고.. 선생님은 지금은 좀 괜찮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좋은 직업이 아니었다.. 등등..
투덜투덜 하는 농담들이 하도 웃겨서.. 먹다 여러번 뱉었다.

밥을 먹고 간 곳은 바로 뒤에 있던 사찰 같은 곳.
절..도 되지만 뭔가 다른..태극 문양도 있었는데 두 종류의 종교나 철학이 합쳐 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원래는 홍콩대를 가 보기로 했는데,
디킨스는 햇볕에 뭔가가 있나보다.
앞이 잘 안보이게 되거나 어지러워 지거나, 햇볕에 화상을 입는 모양이다. 음..드라큐라는 아닌 것 같지만..

우리나라 절 보다는 훨씬 붉고 화려하다.
내부는 사진을 못찍게 되어 있어서 안찍었다.
그 틈에 또 디킨스는 덴마크에서 온 관광객에게 절 설명 하는 중. ㅋ
지붕에 달린 동물 무늬 라거나, 앞에 세워진 사자상이 암수 한쌍이라는 설명 같은 것.
숫놈은 과연 발 밑에 큰 구슬을 밟고 있고 암놈은 새끼를 한마리 밟고 있다.ㅋ

반얀 트리도 있어서 잠시 쳐다 봄.


살폿 지하철을 타고 몽콕 꽃시장으로 갔다.
꽃시장이 유명하다는데..아무리 봐도 양재 꽃시장이나 강남 터미널이 더 큰거 같은데..ㅎㅎ
아무튼 여기도 워낙 다양한 꽃이 많았다.

외산 수입이 대부분. '홀란드' 에서 수입된게 많다고 하는 디킨스의 설명. 그런 꽃은 비싸다.

난 어릴때 부터 백합을 좋아 한다.
나의 팬이었던..ㅡㅡ;; 여고 후배 아가씨는, 가끔 백합 한송이를 들고 우리반에 찾아 오곤 했다.
ㅎㅎ.. 학교 졸업하고 뭐 하려나..
처음에는 내 동생 한테 관심 있는지 알았다. 그게 사실일지도 모르고.


보라색 장미는..아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정말 예뻤다.

종이 학을 접어 붙여 놓은 듯한 특이한 꽃.

조그마한 꽃다발.

발렌타인 데이 같은 때가 되면 꽃다발이 미화 백불을 넘어 간다고 또 투덜..ㅋㅋ
다 돈낭비란다. 아..이 아저씨 진짜 웃기셔..

.. 낭비라도.. 난 그런날 그런거 한번 받아나 봤음 좋겠네요...ㅎㅎㅎ

그 다음 간 곳은 피시 마켓이라길래 생선 파는지 알았더니.
관상어 같은 것을 팔았다.


소라껍질에 몸을 숨기는 가재? 뭐냐 저거 이름.. 아무튼 그런 것도 애완용으로 팔고
해양 생물(?) 도 팔았는데, 그건 바닷물을 계속 채워 줘야 할텐데, 돈이 많지 않으면 관리가 불가능 할 듯.

그러고 보다가..나옴.
디킨스는 해를 너무 오래 봐서 들어가야 했고 나는 몽콕을 좀 더 돌아보기로 함.
그 와중에도 목이 타는지, 길가에 팔던 두유를 사 줬는데.. 두유에서 두부 냄새가 난다!! 이게 사실 정상인 건가?

신세를 너무 져서 쫌 미안한데, 다음에 집에 놀러 갈때는, 거기 세들어 사는 사람들과 나눠 먹을 과일이라도 좀 사 가야 겠다.


디킨스는 꽃시장에서 화분 하나를 사 줬고, 거기다 처음 보는 과일도 선물.

흠..이렇게 받아도 되나 모르겠다.

몽콕이 명동 보다 더 할거라고 디킨스는 경고 했었다.
정말 그럴까 했는데..
적어도 명동쯤 되는 것 같다.
...이건 사람 할짓이 못된다.
화장실 가려고 들른 상가 건물.
거기 있던 아라레와 아라리..

홍콩에도 학원이 있구나..ㅎㅎ 선생들 사진이 붙어 있다.
정말 할짓 못된다.
게다가 너무 지쳐서 돌아 버릴 듯.
몽콕 돌려다가 도저히 인파를 보니 엄두가 안나서 살짝만 보고 나왔다.
내가 언제부터 이랬지..ㅡㅡ;;
2층 버스 타면 우리 집까지 바로 갈 수 있따.
버스를 탔다.


아무튼 평일에 다시 와야 겠다.
2층 버스 2층에 뻘쭘하게 혼자 자리 없이 서서 집에까지 왔다.
오다가 자리 나서 제일 앞에도 앉아 봄.

역주변에는 필리핀 메이드가 한가득이다.
왜냐면 일요일에는 가족끼리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괜히 방해가 되니까 어디 갈데는 없고 역 주변에서 시간을 보낸단다.
심지어 어떤 집은 방이 없어서 욕조에 재우기도 하고, 나쁜 사람들은 메이드를 때리기도 한단다.
고용 조건이 4500불 가량의 돈과 1년에 한번 왕복 비행기 티켓, 숙식 제공.
그러면 대학나오고 영어 할 줄 아는 메이드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어딜가나 나쁜 사람들은 있다.

집 주변 상가. 그리고 아파트

디킨스가 사준 희안하게 생긴 과일과, 화분.

아직 과일은 안먹어 봤는데..솔직히 말하자면 쫌 무섭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