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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travelogue/Hong Kong

2009.09.14 폭풍이 몰아치는 밤이어따~

도서관에 앉아 있다가 컨디션 난조로 복도 테이블로 옮겨가 있는데
나의 홍콩 친구 캐씨가 갑자기 전화가 왔다.

"어디야? 학교라고? 빨리 집에 들어가~ 지금 경보 8이야"
"어헉? 8이라고? Thanks, I have to go home..!!"
"Hurry up! 대중 교통도 곧 끊길지도 몰라!"

친절한 캐씨님.
아무튼 그렇게 집에 가게 되었다.
도서관은 닫는다는 안내 방송이 계속 나왔다고 한다.

갇히면 골치 아프기 때문에 학교 마트에 들러 식량을 사가자 했는데, 학교 지하 ParknShop 은 이미 인산 인해! 출입 통제중!
그냥 집 근처 편의점에 가기로.
나는 미니버스 가는 촌동네 길이 막히는건 처음 봤다.
바람이 점점 거세진다.

비가 조금씩 오길래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다급히 걸어 가는데, 말그대로 비구름이 우리를 덮쳤다.
재빨리 쇼핑몰을 통해 가기로 하고 문을 열고 들어 갔는데, 무슨 영화 해운대 찍는지 알았다.

몸이 좋지 않은 관계로 난 라면 먹고 약먹고 눕기로 결정.
이 비바람을 헤치고 룸메 언니는 성경 공부 하러 한시간 반의 여정을 떠나고 난 혼자 방에 있는데..

'뭐가 이렇게 어지러워..?'

몸이 안좋아서 그런게 아니라 건물이 흔들리는 것.

49층(엄밀히 말해 50층) 건물에 30층 바닥이 기우뚱기우뚱 하고 있었다.

아무튼 난 그렇게 좀 쑤셔 하며..
왜 나의 친구들은 이런날 전화도 하지 않는가 원망 하며..
(아니.. 강남사는 문직이에게 전화 했더니, 태풍 왔다고 나를 부러워 하는..ㅡㅡ;; 별 경험을 다 해 보는것이 부럽다 함.)
얼마 안남은 내 핸드폰 선불금액을 저주 하며..ㅠㅠ 그렇게 방바닥을 긁고 있다가
룸메 언니가 와서 열라 반가워 했더니..

계란 요리를 선사 하심.


그래서 백지영과 택연의 '내귀에 캔디'를 침흘리며 감상하고, 동시에..ㅋㅋ 계란 지단을 먹었다.
맛있구나..

밀가루가 중국어로 뭔지 몰라서 우린 편의점에 사러도 못간다.
한자로 써서 가자..했더니 그냥 지단이나 먹자 해서 지단이나 먹었음.

이렇게 무료한 밤이 되고, 밤새 기우뚱 거리는 방바닥에 누워, 작살나게 쳐대는 바람소리를 자장가 삼아..
커튼 열고 비바람 감상하며 잠들었다가
이상한 꿈 꿔서 깼다.. ㅡㅡ;;

ps. 건물이 살짝 트위스트가 된건지, 에어컨을 새로 설치 한 곳 아래는 페인트 가루가 떨어져 있다.
미쳐 굳어서 안떨어진 녀석들이 떨어진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