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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travelogue/Hong Kong

2009.09.18 야간산행

숙제는 목요일에 끝냈고, 파생 공부좀 하러 학교 왔다가..
내가 늘 그렇든 공부는 무슨 공부..신나게 딴짓 하고
ㅎㅎ 사실 다른게 할게 좀 있었다. 

저녁에 홍콩 친구 디킨스의 초대를 받고 근처 산에 가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에 수업이 있어서 좀 부담 스러워 했는데 11시 전에는 집에 도착 할 수 있을거 같다고 해서
가기로 했다.

디킨스가 우리집 근처로 와서, 버스 정류장에서 우리를 만나서 근처로 이동 했다. 
하루종일 아홉시간 수업하고 산까지 가긴 힘들텐데..참.. 오지랖도..

미니 버스 운전석 뒤에 붙어 있는 정류장 이름(이라고 추정).
한글자씩 띄엄띄엄 언니랑 읽어 보았는데, ㅋㅋ 어딘지 전혀 모르겠다. 

버스를 타고 초이홍 까지 가서, 디킨스와 같은 학교에 근무 하는 외국인 선생님 고장난 것 좀 해결해 주고 다시 디킨스의 새집으로 이동...(아..우리도 외국인이구나..)

디킨스는 완벽한 홍콩 발음을 구사 하는 ㅋㅋ 영어를 꽤 잘하는, 그리고 만다린도 조금 하는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다. 
룸메 언니는 처음 보고 심하게 놀랐다고.
이야기만 듣기로는 중년의 희끗한 아저씨가 나올지 알았는데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라 ..

빌리지 하우스 두채를 관리 하고 있는데, 한채는 렌트해서 다시 렌트를 주고 있고 한채는 본인 소유.
한군데는 인터네셔널 하고, 본인 집은 중국 본토에서 온 학생들이 살고 있다.
남학생 둘, 여학생 하나. 

그래서 중국에서 온 남학생 셋, 여학생 하나, 그리고 우리 둘. 멤버는 이러하다. 

(다들 묻는 것이, 너도 디킨스네 집에 세들어 사냐, 아니면 어떻게 아는 사이냐.. 이게 궁금한가 보다. 어찌어찌 알게 되었다 하면 참 신기해들 한다.)

우리가 예상 못한게 있다. 
난 ..산에 조명이 좀 있을지 알았다. 
희뿌옇게 꼭대기에 있는 조명만 좀 있고 길도 안보였다. ㅎㅎ

게다가..웬 안개가..ㅋㅋ 맑을지 알았더니..
밤 열시에 이게 웬..ㅋㅋ

그래도 구룡 지방이 많이 보인다.
안개가 걷혔다, 덥혔다 하면서 꽤 볼만한 풍경도 있었다.
카메라 시야가 좁아서 그닥 멋져 보이진 않는데, 육안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멋졌다. 

근데 다른 택시로 이동한 멤버들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겠다. ㅋㅋㅋ

전화를 계속 하고 겨우 서로를 찾았다. 
전망대 쯤 되어 보였는데.. 거기서 반가운 가로등을 만났다. 

분위기 참 좋다.
룸메 언니와 중국에서 온 초천재 제프.
이자식은 완전 속았다.
중국 중앙부의 가장 큰 도시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 가장 좋은 학과에 진학 했는데
그게 '텔레커뮤니케이션' 학과란다. 

내가.. 그 쪽 엔지니어로 5년 일했다고 했더니 무지 반가워 했는데
살살 꼬셨다.
한국에 가서 엔지니어 하던지, 아니면 업종 변경 하라고 ㅋㅋㅋ
내가 페이퍼 컴퍼니 하나 홍콩에 세우고 간다고 했더니, 거기라도 취직시켜 달란다.
돈만 벌어 오라고 했다. ㅋㅋ

이곳에서 페이퍼 컴퍼니 하나 세우는데는 우리돈 30만원 가량이 들고, 법인을 세워도 세금이 없기 때문에 이름만 하나 확보해 두는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 
명함도 하나 파고. 

회사 로고 디자인은..최사장한테 해 달랠까..

내가 이렇게 사진을 찍는데, 조금만 멀어지면 시야에서 찾을 수 없어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뒤로 좀 처지자, 앞에서 제프가 계속 'June!' 을 외치면서 내 위치 파악중. 

녀석.. 우리가 8년, 5년 경력이라고 하자..어찌나 뒤집어 지게 놀라는지. 지 또래 인지 알았다가..ㅎㅎ

룸메 언니 말로는 얘가 길바닥에서 요가를 하고 있었다는데, 사람이 가도 도망도 안가고, 차가 근처로 가도 도망을 안가고..한쪽눈은 실명 상태에..
...쯧.. 집에 데려 갈뻔 했네. 

안개 속에서 야경 감상 중인 우리들. ㅎㅎ

이게 왜 항상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어린 애들 끼리 어울리다 보니, 디킨스가 좀 왕따가 되는 느낌이라서, 제프와 룸메 언니가 이야기 하는 동안, 또 아이들이 노는 동안 디킨스를 전담 마크 했다.

앞에 전망이 예쁘게 보일때마다 사진 찍으라고 디킨스가 불러주니..
어쩐지..ㅡㅡ;; 이 사람하고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은거 같잖아..

룸메 언니가 좀 작아서 나보다 어리게 보는 사람이 많긴 하다. 


어찌나.. 고층 빌딩이 많은지..

얌전히..ㅎㅎ 포기 하고 내려 가는 중. ㅎㅎ 
이곳은, 센트럴 하고는 좀 많이 다른, 우리나라로 치면 의정부나 일산 같은 곳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산다고 하기에는 좀... 집들이 좋다. 
근데도 어쩐지 빈촌 취급 받고 있는 듯한..ㅎㅎ

세시간 가량, 걷고 집에 들어 오니, 피곤한데 잠도 안온다. 
결국 많이 못자고 학교를 갔다. 

홍콩 현지 친구도, 오래 살았고, 빌리지와 야외를 많이 아는 친구가 아니면 이런 곳은 데려가지 못할 듯.
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