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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travelogue/Hong Kong

2009.09.26 싸이쿵 해산물 시장

오늘은 학교 근처 해변 마을인 싸이쿵 타운에 가기로 한 날이다.
누구든 부르고 싶은 사람은 다 부르고, 홍콩 친구 캐씨가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다 같이 밥을 먹을 것이다.

며칠전, 캐씨 생일 이었는데, 채팅하다 알게 되어서..
다급히 선물 준비.

한국 비비 크림을 좋아 한다는 정보를 급 입수.
미샤 비비 크림, 미샤 섀도우,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온, 직접 만든 비즈 귀걸이를
학교에서 급조한 상자에 넣고 포스트 잇으로 축하 메세지를 써 넣었다.

아.. ㅠㅠ 급조 했으나..비교적 만족 스러움.
왜 미샤는 이다지도 비싼 것이냐.


얼마 이상 사면 프리 기프트를 준다더니..샘플이 프리 기프트냐?

다 받고 "프리기프트는 어디에?" 라고 물었더니 샘플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하나 더 챙겨 줬다.

이머..ㅡㅡ;;

아무튼 선물용 종이 가방에 넣고..ㅋㅋ
앗흥..난 역시 센스쟁이야.


학교에서 대충 주워 담은(?) 멤버들.
근데 이 멤버가.. 참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조합으로 구성 되어 있다.
내가 긁어 모으긴 했는데, 사이쿵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혼자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지.

뭐 딱히 연결 고리를 찾기 힘든 멤버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제프 녀석은 디킨스가 산에 구경가자고 해서 디킨스 방에 세 들어 사는 애들하고 같이 갈 때 섞여 있던 멤버 인데, 우리를 너무 좋아 해서 친하게 지내면서 중국어도 배우고, 영어 입풀기도 하고..
그렇게 친해졌다.

이 날도, 노트북을 고대로 들고간 우리를 보더니 룸메 언니 노트북을 받아 들었다.
(내 배낭은 누가 들어 줄거니?)

미국적 중국인, 중국 본토에서 온 유학생, 홍콩 요가 선생, 한국의 은행에서 나온 두 사람, 중국 학교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홍콩 본토 부부..

가다가 언더 40 아저씨가 갑자기 내리라고 다 왔다고 하는 바람에..(난 마지막 정거장까지 갈 생각이었음) 사람들이 우루루 내려서 당황 하고 있는데
캐씨가 만다린 하는 사람 바꿔 달라고 해서 제프를 바꿔 줬다.
캐씨, 그 담부터 만다린으로 제프와 통화.
일단 우리 중에 캔토니즈가 되는 사람이 없어서, (사실 민이 캔토니즈 조금 한다.) 제프가 만다린으로 길 물어 사이쿵 포트로.

으..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황당한 우리들.
아무튼 찾아가 보자.


밖에 내 놓은 해산물을 고를 수 있다.
다들 이렇게 좋아 할지 몰랐는 걸.. 허허.. 아이쿠 보람있네..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희안하게 생긴 물고기 구경에, 대륙에서 왔는지 나보다 더 커보이는 물고기도..
왕따 민도 사진 찍고 구경하고 신났다.

베트남에서 만들었는지 얇고 목이 떨어진 희안한 셔츠를 입고 온 민은, 그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좋은 셔츠라고 했다.
녀석은 중국인인지 베트남 인인지 타이 사람인지 미국 사람인지 전혀 구분이 안된다.

캐씨의 남편님이 고기 고르러 가는데 많이들 따라가서 구경하고, 나와 제프등은 남아 캐씨와 수다.
그리고 곁다리 음식을 주문 했다.


오징어 튀김, 닭요리 등등 맛있고 좋은 요리도 많았지만..
저 대나무 속에 든건 뭔지.. 역시 중국이네 했더니..

저거 대나무 껍질이 아니라 조개 껍질이다.
저 속을 다 치우고 있는 것은 조개살.

맛있다..우어..

중간에 캐씨가 크랩도 좋으냐고 물었는데 모두들 당연히 좋다고 대답.

그래.. 크랩이다.

튀긴 가재 요리에 라면 스프를 뿌린듯한 것.
저게 상당히 맛있고 살도 탱탱 하다.
나도 두개나 먹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바로 그 물고기...

... 응? 뭐지 이 향은..

살을 발라내서 캐씨가 덜어 줬는데..
좀 먹긴 했는데 가격에 비해 나의 선호도는 그닥...

그러나 음식 상당히 가리는 룸메 언니도 먹는 걸로 보아 나쁘지 않은 듯.
우리는 먹는 동안도 상이 떠나가게 수다를 떨었고,
난 캔토니즈와 만다린도 구분 못해서 눈 똥그랗게 뜨고 두리번 거리고
그 모양이 웃긴지 제프는 웃기 시작 했다.

식사후 나온 것은 ... 누룽지??? 커다란 보리 알갱이가 들어 간 듯한.. 그리고 뭔가 투명한 막 같은게 들어간 음식인데, 달달한 것이 맛이 괜찮다.

식후 산책 하고 멋진 디저트 집에 가기로 했기 때문에 반 정도 먹었다.
(휴.. 대략 식비가.. 인당 4만원 정도 나왔다. 나는 그렇다 치고 완전 학생인 제프가 문제 였는데.. 집에 갈때 괜찮겠냐고 했더니 좋은걸 많이 먹어서 괜찮단다. 누나들이 밥을 좀 사주기로 은연중에 합의 하였음.)


얼굴 식별 가능한 사진은 공개로 안올리는게 원칙이지만, 이 정도는 괜찮을거 같아서 올려 본다.
손 번쩍 Steven 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Minh, Minjeong, Grace, Woo, Jeff, (Jeesu, 응 어디 갔지?), (June, me 사진 찍는 중), Cathy. 이렇게 아홉이다.

부두에는 고깃배 같은 것이 많이 서 있었다.
배에서 나오는 기름 냄새도 강하다.
번쩍번쩍 하는 음식점 반대편에 앉아서 담배를 피거나 담소를 하며 쉬는 선주들도 볼 수 있다.



이..이거 뭐냐.. 중생대 삼엽충이냐?
뭐 이렇게 생긴게 다 있어..
우리의 관심을 한몸..아니 여러몸에 받던 이놈은..살아 있었다..ㅡㅡ;;

민의 말에 따르면 먹기는 먹는데, 먹을게 별로 없다고..

어우~~~~

아무튼 킵 고잉.

가다가 보니 길거리에 먹을 것을 파는데.
그런거 좋아라 하지만 참 ..안맛있게 생겨서 지나갔더니 누가 샀다.

올리브 란다.
허브 처럼 화~ 한 맛이 있고 겉에는 콩고물을 발라놓은 것.

음.. 역시 내 입맛은 아니야..

이곳은 사이쿵 항구다.
오징어(문어?) 잡이 배를 빌려서 실제로 낚시 하러 갈 수도 있는데, 스티븐이 그 철이 7월 까지라고 해서..
못하고 갈 듯.

홍콩 현지인인 민정양이 꼭 먹어 봐야 한다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모두 우루루 달려 감.
(먹어봤는데.. 내 입에서 나온 허탈한 대사.. '... 맛있다며..'. 이 말을 들은 Jeesu 언니는 박장 대소 해 버림..)


쉴새 없이 떠드는 민을 데려올까 말까 무지 고민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이녀석을 좀 불쌍하게 생각 하는 것 같다.
또 시무룩 해 가지고는 학교에서 수업 마치고 집에 가고 있을 녀석을 생각하니..
한참을 망설여도 전화를 안할수는 없었다.

"민! 집에 갔어? 어디야?"
"나 버스안이야 왜왜?"
"돌아와! 사이쿵 가자!"

애가 정말.. 버스를 갈아 탄 것도 아니고 중간에 내려서 뛰어 왔다.

저렇게 좋아 하는 것을..쯧.. 자주 불러서 밥 먹자고 해야 겠다..
아.. 안스럽다..

미국 나이로 서른에, 사업까지 하고 있는데, 난 얘가 왜 이렇게 베이비 같은지..

내가 주로 하는 말이..

'그게 아니야 나쁜놈아..'
'진정해라 아가야..'
'잠 깨야지 아가야..'

주로 이런 소리.

애를 불러 놨더니 모 언니는 '누가 얘 불렀어?' 모 아저씨는 '너희들 끼리 가라~' 였지만..
결국은 3초만에 설득해서 잘 데리고 갔다.

데려다 놨더니 캐씨 남편님을 초면부터 수다로 괴롭히긴 했지만, 즐겁게 잘 놀더군..
내가 홍콩 와서 제일 잘한 짓이 이녀석 데리고 놀러 나온거 같다.

'Hey, I am very happy, you look happy!'

모두들 박장 대소..

얘 데리고 왔다고 착하다는 말까지 들었으니.. 왕따는 왕딴가 보다.


바다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끝까지 가니, 낚시 중인지 여러 남자들이 뭔가를 하고 있고, 바닥에는..
뱀처럼 생긴 물고기들이 죽어 있거나, 숨만 붙어 있는 상태로 있었다.

저걸 왜 저렇게.. 내팽개쳐 놨는지 물어 보고 싶은데.. 그럴수는 없고.
민은 사진 한장을 찍더니.. 'Uh.. animal's life..' 라고 나직히 한마디를 했다.

애가 무에타이를 하고 좀 거칠어 보이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멕시칸들하고 시비 붙을까봐 시작한 것이 무에타이.
그냥 싸우면 감옥 가야 되니까, 차라리 링에서 붙자 한단다.
이민자와 불법으로 넘어온 사람들과, 또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의 거친 문제를 겪으면서 미 서부에서 자란 아이다.
시비가 붙고 이기면, 도망 다녀야 한단다.
총을 가지고 일주일은 쫓아 다닌다고.


산책로, 공원, 수영장, 테니스 코트.
개를 데리고 오지 않은 것이 그렇게 아쉬운 캐씨.. ㅎㅎ

개를 데리고 오면 밖에 앉아야 하는데, 그러면 모두 더울까봐 못 데리고 왔다고.
토이 푸들이란다. 으으..이쁘겠다..


그렇게 우린 산책 중.
길가던 강아지와 대화를 시도한 캐씨.. ㅎㅎ


신문지로 접은 듯한 종이 배가 떠 있는 곳.
예쁘군.

그리고 디저트.. 뭐 라는 가게에 갔다.
작은 가게 였는데, 캐씨가 무척 좋아 한다고.


모찌떡 같은 음식에, 망고..뭐 라는 것과 하얀 주스가 따라나오는 몇가지를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근데 그 냄새 나는 과일은 나에게서 좀 치워 줬으면 해..ㅡㅡ;; 
누가 두리안 시켰어...윽..

민은 자기가 사는 곳 근처에 이 가게가 있다고 같은 거라면서 완전 흥분.
이런 작고 전혀 안 럭셔리한 가게들이 아주 성업하고 있고, 관광객 보다는 현지인들이 알고 찾아 가는 가게기 때문에 정말 맛도 괜찮다.

스티븐 께서 우리에게 하사 하셨다.
어느새 계산까지..

너무 늦어서 각자 집으로.
민, 민정, 우리, 제프는 일단 항하우 까지 미니버스로 와서 거기서 각자 목적지로 갔다.

민과 민정은 지하철을 타고 가고, 우리는 제프를 미니 버스 태워 보내려고 옆에 기다리고 있었다.

'제프.. 버스 끊어졌으면 우리 거실 내 줄게.. 만일 니가 괜찮다면 말이야..'
'왜 내가 괜찮으면 이야? 당신들이 괜찮아야지..ㅋㅋ'
'잘 모르나 본데.. 한국에서 젤 무서운scary 사람이 '아줌마' 야..'
'어우.. 안돼.. dangerous..'

룸메 언니가 나를 패고 난리다. 아줌마 무섭다고 그래서 얘가 이러는 거라고..ㅋㅋ

우리 둘을 다 가리키면서 말한거라고.. 흥분하지 말라구..ㅋㅋ

그나저나 난 여기서도 성희롱을 일삼고 있군.. 제프는..나보다 무려 여섯살이 어리다. 아직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