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review / Review/concert

알렉상드르 타로 피아노 리사이틀 2006.11.16

부서질듯한 연주자,

부서질듯 섬세한 피아노 소리..

프로그램
 
RAMEAU, Suite en la | 라모, 쳄발로를 위한 모음곡집 중에서
(extraits : Allemande, Sarabande, Fanfarinette, Gavotte & doubles)

RAVEL, Miroirs | 라벨, 거울 
(Noctuelles나방, Oiseaux tristes슬픈 새들, Une barque sur l’océan대양 위의 조각배, 
Alborada del gracioso어릿광대의 아침노래, La vallée des cloches종의 골짜기 )

Intermission
 
CHOPIN, 12 Waltzes | 쇼팽, 왈츠 中 12곡
 
 
한 동안 피아노 소리를 못들어서 아사 직전 상태였는데 ^^ 알렉상드르 타로의 공연날이 되었네요
 
다섯시에.. 역시 뒤통수에 철판을 대고 미친듯이 퇴근.
사당역에서 내려 바로 앞에 있던 김밥집에서 한입에 두개씩 넣고 씹는 기염을 토하며 3분만에 식사 끝.
그리고 호암으로 바람을 가르는 지하철.
공연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열두시가 넘었더군요..ㅜㅜ
아직도 피로가 안풀립니다.
 
타로의 이름은 이 공연 때문에 처음 들었고, 평일 호암 공연은 도저히 감당이 안되서 예매를 안하고 있다가
연주 프로그램에 라벨의 거울이 있는 것을 보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예매했던 공연입니다.
 
'프랑스 피아니즘의 진수' 라고 공연 소개를 하기에 더더욱 기대를 했던 것이고요.
 
무슈 타로는 생각보다 훨씬 마른 사람이었습니다. 예민한 예술가 같은 느낌이 물씬..^^;;
 
콩쿨을 몇번 참가하여 수상한 후에는 더이상의 콩쿨에는 참여하지 않고 전문 연주자로 지냈다고 하는데
실제 주목받기 시작한지는 얼마 안된거 같습니다만 (라모 헌정 앨범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라모의 곡은 원래 쳄발로를 위한 곡이라고 하는데
어쩐지 곡들이 참 오래된 느낌이 났고, 쳄발로로 연주하는걸 듣고 싶더군요.
이 연주자는 어찌나 연주를 즐기는지 나중에는 아예 그 규칙적인 리듬에 춤을 췄습니다.
 
양손만 피아노에 얹혀 있었을 뿐, 온몸이 춤을 추네요.
 
라벨의 거울은 역시 CD 도 물론 좋지만 현장에서 듣고 있으니 호암아트홀의 세번째 줄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네요.
(제 자리는 셋째줄 가운데였지요.)
 
사전 예습으로 다른 연주자가 연주한 곡을 충분히 듣고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테크닉과 화려한 연주가 돋보이는 연주자도 있지만
타로의 경우 한음 한음의 터치에 집중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피아노를 '잘 친다'라는 느낌도 들었고요. 항상 연주자는 물론 '잘 치겠'지만
특별히 잘친다는 느낌이 따로 들었습니다.
 
홀에 퍼지는 피아니시모 작은 음이 너무 고팠던 요즈음 입니다. ^^
 
첫 무대에서는 프랑스 작곡가의 곡을 연주 했었고, 휴식 후 쇼팽의 왈츠 연주가 있었는데
왈츠곡들은 거의 유명해서 많이 듣거나 직접 연습했던 곡도 몇곡 있었습니다.
 
허공에서 부서질듯한 연약하고 섬세한 소리..
제가 원했던, 홀에 퍼지는 피아노 소리입니다.
 
확실히 섬세한 터치가 ㅠㅠ 예술입니다.
손가락이 건반을 짚는것 이외에 페달 사용도 좀 특이했는데, 페달 역시 건반 짚는 것처럼 밟더군요. 또로로롱...
 
강음으로 끝나는 부분에서는 꽝.. 하고 내려치면서 팔다리가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건반과 페달을 누르네요.
 
앵콜곡은 무엇인지 정확히 듣지를 못했어요.
바키..라고 첫번째에 발음을 들었는데 바흐를 말하는 것일까요?
두번째 곡은 슈베르트..비슷한 발음이었는데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앵콜은 아무말도 없이 연주 했어요.
 
앵콜 세곡 모두 메인 프로그램에 넣어 구성했었다면 좋았겠다 할 만큼 멋진 곡.
주로 앵콜 하면 밝고 경쾌한 곡으로 관객을 들뜨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타로는 다소 마이너한 느낌이 있는 곡으로 골랐습니다. (제가 좋아라 합니다)
 
연주를 더 해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서기 시작해 거기서 그만했습니다.
바로 사인회가 있어서 사인도 받았지요...ㅠㅠ
 
드디어 프랑스말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사인을 해 주고 눈을 마주치기에.."메르시...."라고 꾸벅..하는 쑥스러운 인사를 했습니다!!!
 
이것으로 한동안은 피아노 소리를 듣지 못해도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음악이 있어야 출동할 수 있는 뮤직파워레인저...푸하하하!!
 
아..앵콜곡은 정보가 입수되면(혹은 아시는 분 좀 알려 주세요..) 바로 수정 편집 하겠습니다.
 
앵콜곡 정보 (기획자 분께서 알려 주셨습니다.^^)
1. Bach, Sicilienne
2. Rameau, Les Sauvages
3. Bach, Concerto after Vivaldi (for Org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