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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 Review/concert

가면속의 모차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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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저녁.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연주회 입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인데 친구 녀석이 갑자기 누가 이벤트에 당첨된 거라며 양보해 줘서 즐겁게 다녀 왔습니다.
(고맙따 장박사..ㅎㅎ)
조금 늦게 도착 하는 바람에 R 석은 없고 S 석 2층 제일 앞줄에 앉았는데 좋더군요.(E블럭 16, 17번)
 
가면속의 모차르트.
 
모차르트 하면 일반적으로(지극히 대중적인 '편견'을 빌자면) 신동, 들으면 머리가 좋아지는 곡의 작곡자. 태교 음악 작곡자..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우스울 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모차르트가 지루한 클래식이라고 생각 하면서도 태교를 위해 참고 듣는 것이 아이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편해진다' 라는 느낌을 갖고 싶으면 차라리 명상음악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음악을 어떻게 활용 하든 그건 나름이겠지만 아무렇게나 판매하는 저렴한 태교용 음반에 모차르트가 있으면 왠지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잠시 흥분
그리고 댄스든 발라드든, 클래식이든, 흥겹고 슬프고 화나는 여러가지 감정을 아기가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모차르트는 듣기만 하는 것 보다는 피아노곡 같은 것을 연주 하는게 그의 천재성을 느끼는데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 합니다.
 
(...그러나 저는.. 모차르트가 제일 어렵습니다. 대체 어떻게 다뤄야 할지 .. 연습을 해도 감이 안잡힙니다. 나의 실력이 아직 까마득히 멀었다고 생각할 따름입니다.)
 
다큐멘터리 형식 콘서트 라고 해서 지휘자가 지휘도 하고 작곡자의 일생을 풀어 설명도 해 주는 공연이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이해를 돕기 위해 주변인이나 모차르트 자신의 이야기를 연기로 보여 주는 배우가 따로 있었습니다.
 
8세때 작곡한 교향곡과 17세때 작곡한 교향곡을 연이어 들어 볼 수 있었고, 그 동안 신동이 겪은 마음고생을 읽을 수도 있었죠. ^^;;;
(교향곡 25번 1악장을 지휘 하는 지휘자님 무척 멋지다고 생각 했는데 아니나달라, 끝나고나서 숨차 하시더라고요. 지휘자님 복장이 연미복이 아닌 일반적인 양복이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모차르트 생존 당시 음악가는 좀 대우가 좋은 광대 정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작은 규모의 공연이었으므로 피아노 콘체르토는 기타 편곡으로, 오페라 곡은 노래 하는 성악가 대신 클라리넷, 바순, 마림바 등이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문제는, 목관악기 소리나 마림바 소리가 너무 얌전해서 다른 현악들에 묻혀 버린 겁니다.
(비전문적인 공연도 가끔 관람 하러 가는데 그때 들리는 끼긱 거리는 소리가 없어서..귀가 깨끗해 졌습니다. ^^;; 아마추어 공연은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물론 있기는 합니다만..)
감미롭기는 하되 원곡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특히 앨비라 마디간(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같은 경우 10월에 있을 BBC 오케스트라도 레퍼토리로 넣은 곡이라 기타 편곡은 어떤가 관심있게 들었는데
 
기타 소리가 묻혀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아.. 간단히 연주 내용을 소개 하자면,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모차르트.. 가 일단 남아 있는 이미지 였는데, 겉으로는 그렇고, 사실은 아주 영악한 음악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피가로의 결혼, 돈 지오바니, 마술피리 등의 오페라가 담고 있는 내용이 사실 귀족을 놀리는 내용이었다.. 라던가..
 
후반에는 규모가 큰 곡밖에 작곡 하지 않았는데, 그때는 자기가 공연을 할수 있는지 없는지 여건에는 관심도 없고, 연주가 되든 말든 그저 곡을 썼다는 것이죠.
 
연주할 기회가 오지 않을테니 쓰고 싶은대로 쓰겠다.. 하는 그런 시니컬 한 모차르트의 비틀린 웃음이 느껴졌습니다.
 
기묘한 고주파 웃음 소리를 내는 천재 음악가가 아닌, 괴로워 하고, 불만도 많은, 그러면서도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던 그런 사람으로서의 모차르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악장 씩만, 혹은 한곡 단위로 설명과 함께 진행된 연주라 방학 숙제 하러온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클래식에 엘러지가 있는 동행자도 시원한 곳에서 좋은 음악 들어서 좋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편하고 쉬운 공연이었습니다.
 
최근에 구입한 쌍안경을 가지고 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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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싱을 잘 하니 어둡기는 해도 지휘자의 표정이나 연기자의 표정은 물론이고 첼로 주자의 악보에 파란색펜으로 마킹해 놓은 자국까지 보이더군요.
10월 공연때도 아주 잘 쓰게 될것 같습니다.
 
예술의 전당에 간 김에 벡스타인 홀에 꼭 들렀다 오려고 했는데 (찍어 놓은 모델이 있어요..^^) 급하게 도착 하고 밤에 가니 닫혀 있고,
아쉬웠습니다.
 
아래는 공연 프로그램 스캔 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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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ㅠㅠ 내일 출근 해야 하는데....또 늦어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