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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 Review/books

아름다운 경영

아름다운 경영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정문술 (키와채,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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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아차!' 하며 무릎을 치거나, '거 봐라' 하고 자위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직관력을 가졌더라도 '행동'하지 않았으므로 아무런 열매도, 성찰도 얻지 못한다. 공부를 많이 한 경영인들이 흔히 겪는 오류다. 

생각이 많고 아는게 많아서 머뭇거림도 그만큼 많은 걸까.
아무리 훌륭한 정보를 수집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적재적소에 적용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직관은 집중력에서 생겨나 실천력으로 완성 된다. 하지만 모두들 실패가 두려워 행동하려 들지 않는다. ]

정문술과 안철수. 
공교롭다. 

이상하게 내가 꼭 이 두분을 꼽았는데.. 서로가 존경하는 대상이라니. 
홍콩에 있을 때, 중국 친구들에게 들은 말이 있다.
현명한 생각은 통한다. 
그래서겠지. 

"자네가 지금까지 말했던 것처럼 진정으로 우리 회사를 신뢰하는 마음에서 입사를 지원한 거라면 당장의 욕심을 조금만 버려주게. 꿈으로 남겨두어야 할 몫까지 처음부터 한꺼번에 요구하는 것은 회사 뿐만 아니라 자네에게도 별로 득이 될게 없네. 억지로 미래를 앞당기면 마음도 그만큼 빨리 늙게 마련이네. 믿게. <미래산업>은 절대로 자네몫을 가로챌 마음이 없네. 다만 그 순서를 지키고 싶을 뿐이네."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회사에 처음 입사하는 혈기가 요즘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건 내가 생각 할 때 시대의 문제라기 보다는 개성의 문제다. 그리고 교육의 문제다. 예전에는 월급주고 일도 주니 감사히 생각하고 뼈를 깎으며 일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생각 했던 것이고, 최근에 영악한 사람들은 회사에 에너지를 다 쏟으면 너만 손해니 적당히 눈치껏 경력 만들어서 옮기는 식으로 경력 관리를 하라고 가르친다. 

뼈를 묻는 다는 각오로 충성을 다 하겠다는 것은, 그 회사를 위해서도 마이너스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해도 이의제기를 할리 없다. 그리고 경력 관리를 하느라 부지런히 뛰어 다니는 것? 사람 인생은 한번이고 몸은 소모품이고, 내 시간은 한번 뿐인데, 그렇게 관리 해서 남는 것이, 아니 남기려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 하는 가치를 대원칙으로 하고 항상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 하겠지. 

정부 지원과 벤처기업을 읽다가. 

'온실에는 발전이 없고 정글에는 가능성이 있다. 온실은 자기만족이거나 복지부동이다. 정글은 거칠지만 무궁무진한 모험이자 투쟁이다.' 

스스로를 온실에 두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짓이다. 온실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나를 품어 준다고 누가 장담 할 수 있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가끔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같은데.. 

뒷부분에 실린 회고록을 읽다보면, 사람이 사업하다가 이렇게 고생해도 다시 서긴 서는구나 싶을 정도다. 격하게 고생한 내용을 서술식으로 풀어 놓으니 더 그렇다. 

부창부수라고 했나.
'아내'의 이야기가 더 놀랍다. 
여러차례 실패 하고, 식구들과 죽자고 결심한 후 아내에게 말을 꺼냈을 때, 별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인 것도 그렇고. (안된다 이건. 가족은 소유물이 아닌데 생사를 가장이 선택 하는건 안된다.)
뜬금 없이 갑자기 이달안으로 5억만 달라는 아내. 그걸 그저 마련해준 정문술 회장. 남편에게 숨기면서 수백명의 백내장 수술비로 익명 기부해 버린 아내. 다 털고 은퇴 하고 나서 원망 할 법도 같은데 남편 몰래 여성 월간지와 인터뷰 까지 한 그 내용.

"말도 못하게 서운 했지요. 그래도 평소 소신대로 행동 하셨잖아요. 비록 제 남편이지만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말문이 막혔다.
뒤늦게 깨닫는 사랑이라 이렇듯 매순간이 감동인가. 

음.. 갑자기 로또 당첨되는 상상 하는 것 처럼 상상 한번 해 보자.
내가 만일 돈을 참 잘 벌었다 치고. 
이놈 저놈 사돈에 팔촌중에 손벌리는 놈 없고, 아무말 없이 내 일가중에 누군가 큰 돈을 달라고 해서 별말 없이 턱 꺼내주면, 그게 어디에 쓰일까. 큭큭큭..

가부장적이고 매정해 보이지만 진정한 벤처 기업가인 정문술 회장. 
철저히 결벽 스럽도록 안된다고 생각 하는 것은 차단하고, 명예 욕심도 낼법 한데 노욕이라며 차단 하고, 은퇴후 아들에게 물려 주는 것이 아니라 기부를 선택한 거꾸로 경영론.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