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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travelogue/Hong Kong

2009.10.05 썽완

오늘 걸어 본 곳은 썽완.
MTR 아일랜드선 종점.
집에서 MTR로 대략 50분 정도가 걸린다.

민이 사는 곳이기도 한데, 민은 중국에 가서 부를 일은 없었다.
대략의 지도.
좀 늦긴 했으나 가기로 했으니 가야지.
썽완의 시장은 6시에 닫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지런히 간다.

썽완 역에 있던 지도.
이걸 보면, 썽완이 센트럴 바로 옆 역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걸어서 힐사이트 에스컬레이터에 갈 수 있을 정도.

난 홍콩 영화 매니아는 아니다.
근데 어릴때 부터 별 관심은 없지만 홍콩 영화를 많이 보면서, 알게 모르게 향수가 생겼는지, 오래된 홍콩의 모습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마음 편하고 좋다.  

계단을 타고 오르는 길은 맞다. 그리고 옆을 보니 뭔가 잔뜩 파는 골목이 있다.
내려 오면서 봐야 겠다 하고 일단 지나간다. 이런 길 참 좋아라 한다.

여행책에서도 경고 했지만 길이 약간 애매 하다. 그래서 스트리트 이름을 잘 보면서 따라 간다.
생각보단 전혀 어렵지 않다. 그냥 .. 가면 된다.

헉.. 왜 계단이 끝이 없냐.. 그리고 이 쪼그만 공사중인 건물은 뭐냐...ㅠㅠ 숨차오는데..

이건 무슨..ㅡㅡ;; 만모템플은 이미 지났잖아!! 근데 돌아가라고?
어쩐지 너무 ..멀더라..이럴리가 없는데.. 아...ㅠㅠ

흑흑..ㅠㅠ 도로 내려 간다.

저거였구만..공사중인거..쪼그만거..흑흑..
만모템플은 도교 사원이고 관우상과 포청천이 모셔져 있다고 해서 보러 간다.
홍콩도 누구 말을 빌자면 '미신적'이라서 소원을 비는 곳이 많은데..
난 전혀 미신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사는 한창이고, 그 옆에서 향 피우고 기도 하는 사람이 많고.
난 포청천인듯한 상을 찾아냈다.


기념품 파는 아줌마 한테 가서 빠오칭티엔 맞냐고..하면서 포청천 글자를 보여 주니 맞단다.
재미있어 한다.
그도 그럴것이 웬 외국 여자가 와서 포청천을 찾으니 우습기도 하겠다.
원래 사진을 못찍게 되어 있는데 공사중이고 아무도 뭐라는 사람도 없어서 찍었다.
기도 하는 사람들 에게는 좀 미안했다.

옆 기념품 가게에서 '안전운전' 과 '돈 많이' 부적 핸드폰 줄도 구경하고.
그 옆에 또 뭔가 있다.
여기가 꽤 큰거였구나..
가짜 돈 같은 것을 태우는 사람도 있고, 향 피우고 기도 하는 사람도 많다.
아주, 굉장히 많다.

짙고 자욱한 향 연기가 가득.

바로 앞은 할리웃 거리. 여기 골동품이 많고 따라 가면 힐스테이트 에스컬레이터까지 갈 수 있지만, 오늘은 그냥 캣 스트리트 쪽으로 내려 가기로 했다.
캣 스트리트를 거니는 중이다.
모택동에 관한 물건이 많다.
모택동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몇개국어로 번역 해서 허접하게 만든 책.
모택동이 손 흔드는 시계.
조금 탐났다.

이 집에서 예쁜 팔찌랑 반지를 몇개 봤는데, 아줌마가 반지를 25불 팔찌를 35불 부르는거다.
한번 껴 보고 돌아나왔다.

저 모택동 라이타..침흘리다 돌아나왔다. 흠..

두둥.. 그러다가 차분하게 이야기 하는 점포 아저씨에게서 산 반지.
꺅 이쁘다!!

'이 반지 ..10불이에요.'
'좀 깎아 주면 안되요?'
'10불에 파는건데..'
'... 8불에 주세요..'
'.. ㅎㅎ 그래요 그럼.'

하고 8불에 샀다.
나긋나긋 조용한 흥정.

나는 8불을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쓰레기 통 옆에 어찌 이런 것이..
포청천 하나 사올까..ㅎㅎ

이런 골목 구석구석 골동품. 백인 손님들이 많다.

본햄 스트랜드 라고, 인삼과 제비집이 유명한 골목이라는데, 약재상은 좀 봤는데, 제비집은 어디에..

저 맞은편 세집은 모두 간식집.
문어 꼬치 너무 먹고 싶다..ㅠㅠ

근데 질질 흘릴까봐 못먹고, 뽁뽁이 처럼 생긴 계란빵을 9불에 샀다..ㅋㅋㅋ

편의점에서 6.9불에 산 커피와 함께.

반지끼고..아..너무 맛있다..ㅠㅠ 흑..또 먹고 싶다..
담에 또 보이면 사 먹어야지..
침사추이 보다 여기 간식이 더 맛있어..흑흑..
한참 고민하다가 '어..얼마에요?' 그랬는데 아줌마가 '나인' 그래서..
정말 안심.

아일랜드에서만 타 볼 수 있는 트램. 예쁘다.
이곳은 웨스턴 마켓이라고,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상점 건물.
색이 참 예쁘고 102년 이라고 되어 있다.
내부가 작고 귀여운 모양새. 1층은 꽃이나 악세사리를 파는 곳이 있고 2층은 모두 원단 가게.

케세이 퍼시픽 풍선이 너무 귀여워서 찍어 봤다.

웨스턴 마켓의 모형. 제일 위는 식당인것 같다.
난 원단 같은 것에 관심이 참 많은데, 막 구경하고 있는데 옆에 할아버지가 '린넨' 이라고 알려 줘서 ..
또 한참 구경하고 금빛 반짝이 천도 구경하고 그랬다.

재봉질 할 수 있으면 조금씩 끊어 가고 싶은데.. 시정이 여의치 않으니.
위층은 고급 식당인 듯.
못올라가봤다. 웨이터가 눈에 불을켜고 있어서.

그리고.. 보다보니 노스포인트로 가는 트램이 있는 것이다. 잡아 탔다.
타기 전에, 옆에 아가씨 한테 코스 확인 하고, 왼쪽 할머니가 계속 뭘 알려 주고 싶어 하시는데 못알아 듣다가 한참..듣고 있으니..
옥토퍼스 카드와 요금에 관한 내용인가 보다.

옆에 아가씨가 내릴때 돈 내는거라고 다시 설명.

아이쿠..할머니 감사합니다.
트램은 정거장에 많이 세운다.
그리고 방송이 안나온다.

그래서 어느 지점인지 알길이 없다.

지나가는 길 이름을 그냥 보고, 책을 휙휙 넘기면서..
다 찾아냈다..ㅡㅡ;;

낮에는 해를 느끼고 방향을 잡더니..
이제는, 책에 안나오는 지역은 대충 때려 맞춰서..

정확히 내렸다.

우와.. 이거 뭐.. 2004년 일본 갔을 때 길바닥에 주저 앉고 싶었던 기억과 비교 하면..일취월장. 놀랍다.

가다 본 웃긴 승려상. 씨에씨에..

무사히 지하철 탑승..
아 오늘 여행도 즐거웠다.

그저 지하철에선 앉아서 뜨개질 하는 것이 장땡.

집에 오니, 하루종일 방에서 구른 마눌이 수영하러 가자고 하여, 옳타커니 땀도 많이 흘렸는데 가자..해서 수영하고 사우나 하고..한량짓을 더 하고..
마눌이 깎아준 망고를 먹고. 또 노닥노닥..
이것이 홍콩 라이프..ㅋㅋ

너무 잘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