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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travelogue/Hong Kong

2009.11.25 Lamma Island

아침 열시에 어디서 누굴 만난다는게 .. 나한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는데..
그 이유는 정말 내가 낮밤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날도 있지.

기숙사에 사는 웨인과 우리는 아침 열시 지하철 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이킹 가자 라고 말 한 후 웨인은 정말 빨리 움직였다. ㅋ

밤에 테니스 연습이 잡혔지만 가기로 했다.
연습은 아홉시니까.
배는 센트럴에서 출발 한다.

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5분. 11시 배가 막 떠난 직후였고, 거의 한시간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뭐 어떠랴. 웨인 말로는 코스가 두시간 정도라고 하니까 시간은 넉넉하다.
그래서 길바닥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는다.

웨인이 사온 카레 어묵은 정말 매웠다. 컥..
샌드위치와 커피를 아작내고.. 그때 까지 난 깨어 있는 상태도 아니었는데 점점 정신이 든다.

람마섬으로 가는 배에는 외국인이 유독 많았다.

여길 왜 다들 가는거지. 뭐 특별히 예쁜게 있나보다.
그러고 보니 집주인 아가씨도 우리와 계약을 마친 후 바로 람마 섬으로 갔다.
휴가를 간다며. 흠..그렇군.

배에서 내려 본 풍경의 느낌은..

우리 동네 어촌과 별 다를게 없다.하하하..
동네 문방구 같이 생긴 가게는 정말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러나 웨인은 지도 들고 걷느라 바쁘구나. ㅎㅎ

풍력발전기다.

하하
홍콩에 하나 있는 거라던가..제일 처음 생긴 거라던가..

불과 몇달전에 캘리포냐에서 풍력발전 '지역'을 보고 온 지라..

'음.. 웨인.. 나 몇달전에 끝없는거 봤어..' 라고 했다.

'이거.. 걍 폼이야..한대로 뭐 얼마나 만들어..' 라고 웨인은 대답했다.

정신없는 강아지녀석에게 옷 다 뜯기는지 알았다.

이렇게 완벽하기도 힘든 날씨다.
나는 왜 긴팔을 입고 왔을까.

그리고 걸어 내려 가니 바닷가다.
물에 들어 가고 싶다. 더웠다.
바께쓰(?)를 들고 있는 아기를 만났는데..

오머..아랫도리 안입었네.. 고추 다 보이네..

라고 차마 말은 못했고.. 애기가 너무 귀여워서 잠시 같이 놀았다.

바닷물이 반짝반짝 하고 참 예쁘다.
필카 가져 올껄.
맨날 후회 한다.
그리고 다시 바다를 돌아 돌아 산으로 올라갔다.
이 정도면 산책로다. 쉬엄쉬엄 가기 좋고.

꼭 시골 텃밭 같은 곳.
그 옆에는 가미가제가 뚫어 놓은 동굴이 있다.

온 지구에 다 구멍을 내 놓은 건가.

안내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제법 큼직한 틴하우 사원이 나온다.
틴하우는 어부들을 지켜 준다는 신인데, 군데 군데 틴하우 사원은 많다.

언제나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있다.
문득 옆을 보니 뭔 수염이 난 게 있어서.. 무엇인가 했는데..
바로..


안내 된 것을 보면, '쳐다보면 소원 들어 준다' 뭐 이렇게 되어 있길래..
열심히 봤다.

어...음...근데 내가 뭘 빈게 있나?
내 소원이 뭐지..?

또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니 기념품 가게.
내가 무지 탐냈던 쫄복 장식품.

거의 사려고 했는데 눈길 한번 줬는데 옆에서 룸메가 '사지마' 라고 막았다.

난 늘 이런걸 보면 몇개 사다가 주변사람들 한테 나눠 주고 싶어 진다.
받는 사람은 별 의미 없을 확률이 높다.

선명한 한글. '어서오세요' . 저 다섯글자는 웨인도 분간 할 정도다.
'웰컴 이라는 뜻이지?' 란다.

애버딘으로 들어 가는 배가 여기서 출발 한다. 2층으로 된 통통배 인데 '저거 타고 가는거냐' 라고 몇번 물어 봤을 정도로 의외 였다.

페리가 아니라 통통배 라니..

자주 만나는 '쥐잡아라' 포스터.

하나 얻어 갈까..

또 바닷가.
우린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았고.
두시간 짜리 산책로는 너무 짧고 싱거웠다.

더 걷기로 했기 때문에 직진 중.

근데 한바퀴를 다 돌아도 40분이라고 표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안 사실인데 지점에서 지점까지 40분 씩. 즉 도합 120분 거리였다.)

멋진 검정개 두마리.
멋진 하늘이다.
시골집에 매어 있는 개 한마리. 개 집도 참.. 우리나라 시골하고 똑같다.

이 뒤로 거의 사진을 못찍었는데, 이유는 모든 길이 계단 오르막이었다.

내가 제일 싫어 하는게 산에 계단 박아 놓은 것이다.

너무 싫어서.. 정말 빨리 걸었다.
정말 죽을 뻔 했다.
광동어 좀 하는 웨인이 협상까지 해서 들어간 해산물 집.
어째 좀 불안하긴 하다만...

젓가락 껍질에는 젓가락 쥐는 법이 있다.
가리비(사이쿵에서 민이랑 먹은거에 비하면..진짜.. 성질남.), 크랩(정말 작았음). 돼지고기 탕수육.. 그저 그랬음. 오징어 튀김.. 맛은 괜찮았는데 기름 질질. 나중에 배 채우라고 나온 볶음밥..

이미 우린 화 났다. (내색은 못했다. 웨인이 쏘는거니까.)

거기다 신용카드를 주니 차지를 20불 내야 한단다.

웨인도 화났다.

어쩔수 없지뭘.
그래도 경치는 좋고. 운치도 있다.

해 지는 걸 좀 잘 볼 수 있었다면 더 할 나위 없었겠지만.

"남친이랑 오면 참 좋겠다..ㅎㅎ "

라고 하자, 룸메가 "남친이랑 갈데는 많이 찍는데.. 남자가 없어서 어쩌냐. 웨인, 여자 친구 있어?" 란다.

웨인은.. 좀 뜨뜻미지근해 진 여친이 있다.

가게 간판을 잘 찍어 올린 이유는..

가지 말라고 홍보 하려고 그러는 거다..ㅡㅡ;;

복숭아밭, 도원 어쩌구 하는 집. 가지 마셈.
서비스 진짜.. 불친절 하고 음식 맛 없고.. 사이쿵 보다 싼거 빼면 좋은게 하나도 없다.

밥 사준 웨인 보기도 민망 하더라.

이 배는 참 신기 하다.
통통배 인데..

옥토퍼스 단말기가 달렸다.. ㅡㅡ;;;;

띡 찍고 올라감.

이때 이미 웨인은 지쳤다. ㅋ

결국 웨인이 한 말은..

"우와.. 당신 둘 정말 강력해."

였다.

놀때는 안지친다고 확언 하던 웨인. 그러나 우리보다 훨씬 먼저 지쳤다는거.

게다가 난..테니스까지 친다는거..(<-- 솔직히 이건 좀 제정신아님. )

이 배는 좀 권하고 싶지 않은데, 특히 혼자라면.
사람 굉장히 불안하게 만드는 배다.

승객의 불량도도 약간 있고. ㅎㅎ

그래도 무사히 배에서 내려,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고 (웨인이 홍콩말 하니 진짜 좋다!!! 잘은 못하지만 저 정도 되는게 대단한 것.) 학교로 쳐 달림.

테니스 마지막 연습이 있는 날이다.

코트로 막 가니 딱 시간이 맞았다. 9시.

오늘의 코치도 에디. 하하하!! 에디!!!

에디와 한참 연습 하다가, 조금 있으니 승용차가 한대 거칠게 오더니 주차장에 정확히 선다. 끼이익!

내린 사람은..

조디..컥..
보조석에 다른 멤버.

그 뒤로 에디 조디 바꿔서 조디가 '굴리기' 시작 했다..

엄마야..

다섯시간을 걷다가 와서, 조디 연습을 다 따라가고 있자니..내가 신기할 지경.

아무리 생각해도..
빈틈없이 꽉찬 근육에.. 도무지 여자 같지는 않은 저 몸놀림..커... 훌륭한 학생이다.

여기 체대가 있나?

마지막 연습이므로, 나는 북 장구 핸펀 고리를 하나씩 주고 '사진찍자' 고 했다.
그래서 찍은.. 애들 엄마 처럼 나온 사진.
에디, 나, 또 하나의 멤버(이름을 못들었다..ㅠㅠ), 그리고 그 멤버, 나, 조디.

사진을 찍고 인사를 하고.. 빠이빠이~~ 아일비뷁 ~~ 한 후..

나는 휘청휘청 걸어 올라가고 조디는.. 멤버를 태우고 라켓과 공을 싣고.. 거칠게 차를 몰아 빠져 나갔다. 험머야..

거칠어 보이긴 하지만 실수 따윈 없는 저..홍콩 식 운전.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오니.
눈물이 쏟아 지도록 몸은 힘들고, 발톱 두개는 탈출 시도 중이다.

이러지 말아야지.

아래는 웨인 협찬 사진.
놀고 있는 아기에게 접근 중인.. 애 엄마 같이 생긴 나.
사진만 찍으면 웨인은 처키가 되고, 나는 웨인 엄마가 된다.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다길래 시선을 옆으로 주는 나름의 포즈를 취했는데..
저렇게 눈 찢어져라 옆으로 본지는 몰랐는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