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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travelogue/Hong Kong

2009.11.30 Afternoon Tea @ Hotel Peninsula

정신 못차리고 술 깨느라 하루를 날리고..
라고 해 봤자.. 뭐 걍 잘 쉰거지만.

토요일의 잔해.

먹다 남은 백포도주.
이거 사실 Raj 가 들고 다니다가, 나한테 맡긴건데.. 알고보니 자기꺼도 아니고 그냥 들고 나왔다가..나한테 맡긴 듯.
"언제 줄까?" 하고 쪽지 보냈더니 "그냥 너 다마셔"란다.
저 라벨 잘 떼어서 가져 갈 방법 없나..ㅎㅎ 나름 기념인데.
학교 라벨 붙은 와인이다.

늘어지게 자고, 옆방을 보니.. 이럴수가.. 룸메도 자고 있다.
맨날 아침 나가기 바빴는데.. 흠..

뭐 아무튼 오늘은 같이 놀면 되겠다.  저녁에 성경공부 하러 가니까 그 전까지 놀고, 나는 들어 오면 될 듯.

그리하야 오늘의 스케줄은.. "페닌술라 호텔 로비 애프터눈티" 라는 .. 격한 결정을 내렸다.

"마눌 목도리 선물 사건" 에 분위기 있는걸 사 주고 싶다는데..ㅋㅋ
웬떡이야 하면서 달려 가야지.

화려한 로비.. (오늘은 더욱) 아름다우신 마눌님. ㅎㅎ
페닌술라 호텔은 '오래되고' 열라 럭셔리 한 호텔인데.. 오래된 느낌이 많이 든다.


이건 다 2층에 있던건데, 원래 2층도 '오후차' 판매를 한다. 근데 좀 늦게 갔는지 2층은 닫았다고 한다.

과자집인데.. '부수지 마시오' 라고 문패처럼 붙어 있다.
맛보려고 다가가는 룸메 끌어 당겼다.. '먹는거 아니야..' ㅋㅋㅋ


이 럭셔리한걸 먹는데.. 찌질하게 줄이라니..ㅋㅋ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고 봐야 겠지만.



기다리던 중 발견한 드레스 코드.
슬리퍼 질질 끌고 오지 마시오. 정도의 의미.
뭐 난 청바지에 후드인데 이런건 상관 없는 듯 하고.


드디어 자리를 잡았는데. 아니 왜 우리를.. 복도에다 던지는 것임? ㅡㅡ;;;

여긴 다 자리값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비싸다.

'오후차'라는 것이 있으면 페닌술라에서 마시고 없으면 맥도날드 가서 마시는 거라고, 다들 하는거라고는 하는데. 풍요로운 식민지 시대도 아닌 것이 뭐가 이렇게 비싼가?

홍차와 3단짜리 접시에 먹을 것을 내 주는데, 1인 266불, 2인 398불이다. 즉. 우리 둘이 이걸 먹으면 6만원인거지.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여기 사진 다 찍고, 다 먹고, 챙길거 다 챙기고, 남으면 싸가고, 몇시간 앉아서 온갖 진상 다 떨어도 본전 뽑긴 힘들다는 뭐 이런 궁한.. 소리를..


탐났던 은식기. 귀여웠던 냅킨. 저 냅킨 같은 것은 진짜 탐나더라. ㅋㅋㅋ

재질이 은인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쉽게 뜨거워지고 물이 금방 식는다.
고른 차는, 페닌술라 블렌드, 그리고 라이치.
페닌술라 블랜드는 좀 싱거웠고 라이치가 괜찮아서 나중에는 둘다 라이치만 마셨다.


뭐 이렇게..마시면 된다는 거지.



근데 여기 스콘 따끈 할때 먹으라고 한게 누구냐..
미지근하자나 이거..
발라 먹는 버터 같은건 맛있었는데...

...

나 스콘 하나 먹고..

배 불러져 버렸다..........아..

망할놈의 식욕...어디로 갔니 내 식욕..
뒤룩뒤룩 하지나 말던가..


디테일로 찍어본 마카롱. 그리고 ..저거 ... 제리 인가..

아..아무튼.. 마카롱은 정말 입 껄끄러울 때나, 단게 미치도록 땡길때.. 하나 먹고 질리고 싶을때.. 다시는 단거 안먹겠다는 선언 하고 싶을때 먹는거다.
역시 저거 하난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배부른데 집어 넣었더니.. 아..설탕이 씹히는 그 맛.. ㅠㅠ

잔에 담긴 젤리는 정말 맛있었다. 다 퍼먹었음.
위에 얹힌 민트 입이 아주 잘 어울린다.

차를 그렇게 마시고 나면 화장실을 계속 가야 한다는게 문제지.
화장실은 2층에 있다.


2층 가는 길에 쭈우욱 찍어 본건데.. 온갖 촌짓 다 하고 있지만.. 돈이 얼만데.. 사진이라도 남겨야지.

화장실 문을 미니.. 중년의 메이드가 문을 열어 주고, 열린 문을 가리키고 쓰라고 하고, 손 씻으라고 물 틀어 주고, 옆에 타올 놔줬다.
그리고 내가 쓴 화장실 바로 들어 가서 휴지 다시 세팅하고..

이 머.. ㅡㅜ.. 화장실 쓰지 말란 거냐?




휴.. 그래 나도 민 말대로.. 내 머리 맘에 안들지만..  홍콩 미용사를 믿을 수가 없어서..게다가 얼마나 비싸게 받을지 알수가 없으니..



도저히 다 못먹겠다고 두손두발 다 들어 버린..
결국 포장 결정.
단 것과 덜 단것을 구분해서 상자 두개로 포장을 보내고..

나는 잠시 밖으로 나왔다.

ㅋㅋㅋ



그 유명한 페닌술라 분수대.


포장박스 앞에 놓고 활짝 웃는 마눌. ㅎㅎ



저녁이 되면 조금 더 예쁘다.
7시까지 하지만.. 더 먹지도 못하겠고. 나가봐야겠지.

"야.. 넌 그냥 역시 삼겹살이 낫겠다.. 분위기 있게 우아 떨면서 먹으러 왔는데 좀 맛있게 좀 먹지."
라고..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ㅋㅋ

하긴..이 돈이면 삼겹살 배터지게 먹고 후식까지 먹긴 하겠군.

오후차는 마눌의 한국 남편이 쏘는 거라고..ㅋㅋ 한다.
스콘도 맛있고, 과자도 맛은 있는데..많이는 못먹겠더라.



포장이 먹어주는 페닌술라 기념품 가게.
초코렛, 차, 커피 등
사고 싶은게 좀 많았지만, 줄 사람도 없고.. 정말 비싸다.

그래도 라이치 차는 나중에 좀 사갈까? 맛있던데..
내가 홍차를 맛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어서 말이지.

이상하게 여기 와서는 자스민, 특급 녹차, 홍차 이런데 맛들이고 있다.


아케이드에서 애기 옷 구경하는 룸메.
사촌이 둘째를 낳았다고..ㅎㅎ 비싸 비싸.. 돌쟁이 애기 옷이 20-30만원 훌쩍..

이곳은 샤넬 매장.
크흐..

아마 내가 혼자 왔으면, 죽어도 여긴 안들어 왔을 거다.
구지리하게 입고 다니는데, 매장 들어 가서.. 뭐 어쩌겠어..ㅋㅋ

오늘은 따라 다니면 되니까 좋군.

내가 마음에 든다고 찍은 가방이 샤넬 2.5 란다. 음..얼마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14000불이었나.. 그럼 얼마지? 14000불은 딴건가? 꽤 비쌌는데.. 거의 400만원쯤 되는거 같았는데..

근데 아무리 봐도 난 샤넬은 가방 몇개 빼고는 마음에 드는게 없다.

그리고 루이비통, 구찌 이런데 다니면서 구경.
저 흰 가방은 얹혀 있을땐 괜찮았는데, 룸메 한테 너무 크더라. 별로 예쁘지도 않고.

티파니 매장에 가서 이것저것 봤는데.. 난 역시.. 심플한게 젤 이쁘다..ㅎㅎ
브로셔만 집어 왔다.

언니야.. 잘먹었어..

담에 삼겹살 배터지게 먹으러 가쟈..

마눌 한국 남편이 삼겹살 쏘기로 한거..
죽어도 안까먹고..
한국가서 삼겹살 먹고 나서 까먹을 거야..

삼겹살 사준다며.. 왜 안사줘..? 라고.. 들이 밀거든..

까먹었구나..하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