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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ch on a broomstick /우리나라 여기저기

2008.08.15-17 호화 펜션의 찌질한 나날

7월 말.. 갑갑하여서 여행을 좀 갈까..하고 여름 휴가를 핑계로 어딜 좀 나갔다 오려다..
매번 이짓도 할짓이 못된다 싶어 국내에 있는 산천을 한번 찾아 볼까하고..
찾은 곳이 청평 자연 휴양림..

다른 휴양림도 많지만, 일찌감치 방이 끝나고 몇개 안남은 방 중에 고르긴 골랐는데..
극성수기에 혼자 쉴만한 방을 찾다보니 엄청난 방값!!!!!!!
고민을 하며 주변인에게 물어 보니..

'미쳤냐, 돈지랄 하냐..' 욕도 좀 먹었고
결제 하고 후회도 좀 했지만..

뭐 어떠리..
그냥 쉬자..방안에만 박혀 있더라도 좀 쉬자..

그런 생각으로 결정해 버렸다. 2박3일. 아.. 거의 해외여행 항공료 수준이다..(이건 좀 오바?)

15일
아니 나가야 되는데..
천둥 번개에 폭우가..
천둥소리에 놀라본게 오랜만이다.
택시타고 날아갔더니 13시 40분차는 이미 매진..
춘천 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옷 조금, 햇반 몇개, 김치와 반찬 하나더. 대신 사전만한 책 포함 책만 세권. 싱글와인 한병.
그리고 무거운 마음.

3시차 예매 하고 커피 마시며 잠시 책읽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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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커피 한잔놓고, 무슨 책을 읽을까 궁리중.
카페에 앉으면 영수증 따위를 정리 하게 되는데 확인 할 것은 하고 저렇게 박박 찢어서 휴지위에 모아놓고 한번에 뭉쳐서 버리는 것이 습관이다.

생각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포스트 잇과 펜은 상비물품.

차 시간에 되어 터미널로 가고 있는데..
어라? 눈앞에 회사 사내커플 부부가!!
비가 너무 와서 어디 가지도 못하고 메가박스에 영화를 보러 온 모양이다..
놀러 간다 했더니 와이프 쪽은 너무 부러워 하고 허즈번드 쪽은 마누라 데려가라고 한다..ㅋㅋㅋ
둘이 같이 놀면 좋지 뭘그래..

소매 없는 윗옷에 짧은 반바지라 조금 부끄럽긴 하다만..여하간 탑승.

차가 막힌다 막힌다 해도 이정도 일줄이야..
3시에 탔는데 차가 거의 나가질 않는 것이다.
무려 네시간 동안 서지도 않고 가다보니 중도에 화장실 급한 탑승객 속출하고..
버스 기사는 주유소라도 세우면 될텐데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단다.
커피를 마신 나는 타기 전에 두번 연속으로 화장실을 다녀 왔기에 망정이지..
큰일 날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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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해가 져 버렸다.
밤에 청평호를 보게 될줄은 미처 몰랐군..

무려..6시간 20분이 걸려..ㅠㅠ 청평 도착..
한시간 반이면 되는 거리를.. 무려 ..미치겠군..
픽업을 해 준다기에 전화를 해 보니 마침 나와 있다고.. 기다리라는 곳에 기다리니 무쏘 스포츠가 온다.
나 말고 한커플이 더 있었는데..
일산에서 열시간 넘게 타고 왔단다..ㅡOㅡ;;; 난 찍소리도 못했다.
문제는 난 2박인데, 그 커플은 1박이라는거다..도착한 시간이 9시가 넘었는데..자고 일어나서 바로 나가야 된단 소리 아닌가?
결국 잠자러 왔단 소리 밖에는..ㅡㅡ;;;;
참 귀엽고..싹싹한 커플이었다.

일단 내 방은 신축 커플동에 있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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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다. 공주 침대에, 방안에 있는 벤치, 간단한 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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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뭐..ㅡㅡ;; 속 다 보이는 욕실.. 창밖에는. 어두워서 잘 보진 못했지만.. 정원..이라고 해야 하나..하여간 공간이 더 있다.

음..이걸 혼자 쓰다니..나도 좀 너무 하긴 했다.

16일
아뿔싸.. 전날 밤에 난동을 좀 부렸더니(전화로..) 너무 늦게 일어나 버렸다.
뭐 사실 별로 깨고 싶지도 않았고..ㅡㅡ;;
여하간 눈곱만 떼고 아침 먹으러 가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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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카페 조식을 신청해 놔서 열한시 반까지 가서 먹으면 된다.
베이글에, 스프 혹은 시리얼 선택 가능. 그리고 커피.
아메리카노는 진하게 달라 했더니 뜨거운 물과 에스프레소를 따로 주며 맞춰 먹으라 한다.
그렇지..입맛에 맞춰 먹는거지..

이게..ㅡㅡ;;
난 맛있을지 알았는데..
안넘어 가는거다..
꾸역꾸역 최선을 다해 먹었는데 그래도 베이글하고 좀 남기고 커피는 다 마셨다.

그리고 설렁설렁 걸어서 다시 숙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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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방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딱 커플룸인 것이 외부와 거의 차단된 공간이고..
두사람이 벤치에 앉고 테이블에 앉고, 야간에는 또 희미 하게 조명을 켤수 있도록 되어 있다.

역시 커플룸이군..ㅡㅡ;;
아니 ..싱글룸도 좀 만들어 주지..
계속 비가 와서 다 젖어 있다.

하여간 다시 잤다..ㅡㅡ;;
진짜 별로 깨고 싶지 않았다.

자는 듯 마는 듯 계속 누워 있다가..
배고파서 깨서 햇반 하나 꺼내 먹고 나가 보기로 했다.
나오는데, 어제 픽업해주신 아저씨 보시고
"안녕하세요~ 식사는 하고 계시는 겁니까..?"
그 뜻이..'밥은 먹고 다니냐..ㅡㅡ;;' 이거지..

* 이 분은, 후에 이야기를 하다 알게 되었는데, 안식년을 맞은 인하대 메카트로닉스 공학 교수님으로, 삼성 반도체에서 이병철 회장 당시 근무를 하다 공부를 하게 되어서, 독일에도 1년 정도 계셨다 하는 젠틀이 몸에 밴 친절한 분이셨고, 울 엄마 아버지와 동갑이셨다..ㅡㅡ;;;

밥은 먹었습니다.. 대답하고 약수터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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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뒤돌아 찍은 사진.
새로 지은 커플동 앞의 수영장. 내 방은 2층. 흠..커튼 열어 놓고 속옷바람으로 다녔는데..
보였을래나..ㅡㅡ;;

산책로를 따라 약수터 가는 길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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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대충.. 사진 나열..
밤송이 좀 떨어져 있고, 누가 걷어냈는지 이끼 덩어리 떨어져 있고..
약수터 물은 비가 와서 그런지 콸콸 흐르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좀 많이 마시고 올껄..하는 후회가 몰려드네..
아 목말라..
내려오다 보니, 가족끼리 놀러온 사람들이 고기를 굽고 있다..
흠... 좀 얻어 먹으러 가... 면 이상한 사람 들어왔다고 신고 하겠지?

이렇게 다니다가..다시 숙소로...흠..
좀 쉬었다가 다시 카페로 갔다. 웰컴티를 안마셔서 차나 한잔 마시러..
책들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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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좌석이 없어서 큰 테이블.
파라솔이 걸려 있었는데 그 아래에.. 교수형 당한 동물들이..ㅡㅡ^
웰컴티는 녹차 커피 뭐 이런게 가능한데.. 다른걸 먹어도 3천원 깎아 준단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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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아메리카노..

내가 웃긴게.. 충전기는 가져 왔는데 20핀 젠더를 안가져왔고, 커피와 드리퍼는 가져 왔는데..ㅡㅡ;; 필터를 안가져왔다.
하나도 쓸수 있는게 없다.. 이머병..ㅡㅡ;;

하여간 이 지경이니 커피는 챙겨 마셔야지 별수 있나..

17일.
뭐 역시 잘 자지는 못한거 같다.
그래도 16일 보단 일찍 일어나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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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대신 와플, 스프 대신 시리얼을 주문했고 커피는 역시..

이렇게 먹고, 또 책 읽다가..
체크아웃하러 나오니 데려다 주신단다!!!
멜빵바지 교수님이 청평역까지 바래다 주시고..
이미 예매 해 놓은 티켓을 찾는데..
이곳이 또 난리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거의 12시30분.
근데 그때 이미 좌석은 찾아 볼수 없고 입석도 오후 5시 21분 부터 있는거다..
미리 예매 했으니 망정이지..큰일날뻔 했다.
돌아가는 차도 난리나 났을텐데..

아..이 동네로 놀러 오는 사람들은 왜 죄다 애들인지..ㅡㅡ;;
고딩인지 대딩인지 모를 애들이, 놀러 올때나 입기 쉬운 핫팬츠 차림에..ㅡㅡ;; 불량하거나..나태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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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플랫폼 건너 아이들..ㅡㅡ;; 엠티 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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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자리 잡고 청량리 까지 무사히..
청량리에서 친구 만나 잠시 수다 떨고 지하철 타고 다시 수원역.
수원역에서 다시 집까지 버스..

계산해 볼까?

숙소 하고 조식 2회 비용. 햇반, 김치, 반찬 하나 비용.
그리고 갈때 버스 6500. 그 다음은 픽업, 신청해 놓은 조식, 햇반에 웰컴티로 커피 마시고 또 청평역까지 바래다 줬고 (추가 비용없음), 예매 해 놓은 기차표 3100원.
영등포에서 수원역까지 900+700=1600원, 장 보느라 환승 시간 놓치고 버스 타고 집까지 900원.

뭐.. ㅡㅡ;; 싸다면 싸고 비싸다면 비싼.. 쉬지도 못한 휴가.

그나저나.. 찍어놓은 비키니 사진은 어디로 간겨..ㅡㅡ;; 남의 커플 사진 몰래 찍어놨더니 어디로 간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