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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ch-being/coffee and tea

2008.03.01 Tea for two

또 이 일은 내 실수로 시작 된 셈이다.
영등포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각으로 이동 했다.
필름 두롤을 스캔할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이게 어찌된 일.
주변에 사진관이 안보이는게 아닌가.
그냥 강남 쪽으로 이동 할 것을 .. 그게 아니면 광화문으로 쭉 걸어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뭐 급할거 있나.. 하는 다시 여유모드로 돌아왔다.
그까이꺼..천천히 하면 된다.
 
부서 짱모군이 추천한 찻집 Tea for two 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내가 알고 있던 방향으로 열심히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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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길을 지나 이길로 저길로...다니는데 안보이는것이 아닌가...
 
그럼 그렇지..내가 장소를 쉽게 찾을리가 없다는 생각에..
또 뭐 급할거 있나.. 지도를 프린트해서 다음에 다시 찾자..하고 늘 가던 카페로 이동을 했다.
그러나..
역시나 내가 길가로 나가서 본 것은 휑한 대로..또 길을 잘못 든 것.
잠시 멈춤..
그리고 다시 걷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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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쥴 건물이 보인다. 티포투는 반쥴 건물 지하에서 3층까지.
거 참..신가하다. 늘 포기할 때쯤 되어야 찾던것이 나오니..이 짧은 시간의 사건에도 그런 규칙이 적용이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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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찾았으니 들어가 봐야지.
지하로 통하는 문이다.
쉽게 말해 난 입구를 잘못 찾았다.
들어갔더니 대기하는 사람이 많은지 1층으로 올라가 기다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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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석이고 비흡연석이고 모두 만석이라 대략 30분은 기다린 후에 좌석을 잡은 것 같다.
대기 하는 좌석옆에는 시향을 해 볼 수 있는 유리병들이 있었지만, 어짜피 내려가면 다시 줄것 같아 그냥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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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을 몇번을 옮긴 후에야 마음에 드는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혼자 들어갔는데 여덟명은 앉을 수 있을 법한 공간을 처음에 내 주었고,
그 다음에는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읽지 못할 좌석을 줘서 나중에 앉은 곳은 세번째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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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둘러만 봐도 이것저것 소품도 많고 볼것도 많고 신경쓴 흔적은 역력한데..
사람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든다.
나보다 찻집이 더 무게를 잡으니 내가 위축 되어야 만족하는 인테리어 인가?
좌석도 꼿꼿하게 앉아서 차만 마신다면 모를까, 나처럼 양반다리로 퍼질고 앉아 홀짝홀짝 거리며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그닥 적합해 보이지는 않았다.
 
공간이 나를 누르는 느낌은 불친절을 경험한 느낌과 비슷하다.

차가 나왔다.
로즈그린. 요즘 자꾸 장미향을 찾게 된다.
앞에 놓인 작은 접시는 무엇에 쓰는 것이냐 물었더니(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차 거름망을 빼서 얹는 것이라고 친절히 알려 준다.
거름망을 뺄 일은 없었다.
한주전자를 다 마시고 뜨거운 물을 한번 더 채웠으니까.
첫맛은 모르겠지만 계속 마실 수록 향이 더 좋아졌다.

앞테이블은 한창 새로나온 영화평론이 진행 중이다.
모두 내가 못본 영화들이었는데, 대화가 선명하게 잘 들려서 영화 몇편을 골라냈다...
....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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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킨이 참 예쁘다 생각했다.
쓰고 남은 것은 가져왔다.
로즈그린티가 7천원, 그리고 햄 치즈 샌드위치가 6500원. 이렇게 먹으면 혼자서 13500원을 내야 한다.
가격표를 떼고 생각하자면, 샌드위치가 참 신선하고 맛도 좋았고, 곁다리로 따라나온 타르트는 정말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종업원들도, 내쪽으로 시선을 잘 안줘서 불러야 할때마다 시간이 걸린 것 빼고는 괜찮았고
망설임 없이 추가로 뜨거운 물을 주문 할 수 있게 친절했다.
공간에 적응하느라 조금 애를 먹기는 했지만, 가끔 찾게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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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과 주전자가 예뻐서 핸드폰으로 찍어 배경화면으로 깔아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