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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travelogue/California

2012.06.14 이상한 가족 여행. LA 도착

아우가 드디어 기나긴 학업을 마치..는건 아니고 박사과정을 끝내고 졸업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 아이비 리그에 있는 학교에 교수로 가게 되었다. 참..잘난 내 동생. 독한시키..

 

비행기를 타기 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다.

그 좋은 인천 공항 면세점을 구경도 못하고.. 우리는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해 게이트까지 전력 질주 했다.

출국을 한게 다행이다..

(라고 그때는 생각했지. 그지같은 미국 입국 심사에서 버린 시간 생각하면.. 그 공항 직원 밖에서 만나면 모가지를 비틀고 싶다. 오로지 내가 내 피같은 휴가를 써서 미국까지 가는 이유는, 이 어른들이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고 비행기도 처음 타는데 있다. 솔직히 딱 깨놓고 말해서.. 난 식구들하고 사흘이상 같이 있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나 동생까지 있다면 난 통역병, 현금 출납원 수준으로 사용되기 딱 좋다. 그 외 시간에는 거의 투명인간이다.)

 

울 오마니 아버지는 첫 비행기를 장거리 비지니스로 탔다.

엄마 허리가 안좋아서 인데, 다리가 충분히 안올라간다고 불평. 늘 그렇지만 미국행 비행기는 이코노미가 ..살인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돌아 올땐 좀 낫지만.

 

이코노미에 오래된 빨래처럼 구겨져 있다가 잠깐 아버지와 교대 했다.

일행 중에 아버지의 절친인 아저씨가 있다.

아저씨와 난 이코노미로 예약을 해서 갔는데..

아저씨는 내 친구처럼 오래 되긴 했으나.. 그래도 친구는 정작 비지니스로 올라가 있고, 본인은 나와 있으니 영.. 대화도 잘 안받아 주고 불편 하셨을 거다.

 

비행기가 몇킬로로 날아가고 있는지.. 난 전혀 관심 없다.

 

아시아나 비행기에 이런것도 한다. 한복 패션쇼.

비지니스에 있던 외국인 아저씨들이 참 좋아 했다.

(승무원들이 옷 갈아 입는 걸 모르고.. 화장실 가겠다고 칸막이 커튼 열어 젖혔다가 황급히 닫았다.)

이렇게 사진도 찍는다.

어우동이 제일 인기가 많다.

기생은 굳이 말 안해도 기생인가보다.  

비지니스는 이름이 있는 와인을 준다.

이코노미에는 그냥 레드와인이 있을 뿐.

 

앉아 있는데 뭐 먹으라고 계속 갖다 준다며 엄마는 신기해 했지만.

난 자리 잡고 와인 리스트를 쫙 편후, 로제부터 두잔 마시고 피노누아 계열로 한잔 더 마시고 땅콩 까지 두접시 해 치운후 내려왔다.

 

나중에 승무원이 "따님이 와인을 참 잘 드신다"했단다. 술이라도 마셔야 잘거 아닌가. 

 

엄마는 영상 장치를 어떻게 켜는지도 몰랐고..

그래서 내가 켜고.. 골라 보시라 했다.  

자료 보겠다고 펼쳤지만.. 뭐 와인이나 마셨다.  

... 지옥같은 이코노미에 몇시간 더 있다가..

그지같은 입국 심사를 통과 하고.. (ㄴㅁ..)

 

동생을 만났다.

다들 잠을 못자 좀비 같다. 기내식은 소화가 안된다. (안먹었다 그래서.) 

LA 하늘은 여전히 화창 하구나. 

 

 

파사데나 도착.

 

과일 깎아먹는 것이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인 엄마.

마트에 갔다. 타겟이었던거 같다.

과일을 샀다. 이것저것. 미국 과일들.

다들 매우 피곤하지만 빠른 시차 적응을 해야해서 잘수는 없고.

 

한국 쇼핑몰에 가서 한식을 먹었다.

 

음식 맛이 별로라며. 이렇게 요리를 못하니 한국에서 장사 안하고 미국에서 장사하지..라는 홈타운 밖을 떠나본적 없는 엄마의 해석이 시작되고. 여행이 고달플거라는 생각이 든다.

 

크고 싼 호텔을 잘도 찾았다.

옆에 누가 있으면 못자는 내가 침대 하나.

아빠와 친구 아저씨가 소파 배드 하나.

엄마와 사랑스런 아들이 하나를 쓴다.

세면대가 하나 더 있어 쾌적한 편이다.

 

욕실에 물빠지는 곳이 없으니 커튼을 꼭 치라는 당부를 했다.

왜 샤워기가 뽑히지 않는지, 세숫대야가 없는지는 설명 포기.

이 사람들은 이상하게 산다는 걸로 결론이 났다.

 

 

미리 주문한 디아블로 수집판이.. 생각보다 너무 크다.

캐리어를 텅텅 비워 왔지만 공간이 안나올것 같다.

(나중에 저 하드 케이스는 박살이 났다. 몇년 썼는데 아쉽다.)

 

호텔 예쁘다.

그저.. 미국에는 식물이 많아 좋다고 하신다.

다른건 별로 감흥이 없고 귀한 식물, 큰 꽃나무가 주 관심사다.

동생과 나는 마주보고.."예상치 못했던 것이 먹힌다"며 웃었다.

 

쇼핑몰을 갔다.

모두 재미 없어 한다.

통역병 변신. 샴푸를 하나 샀다. 호텔에 있는데.. 큰걸로 하나 사자고 해서.

 

 

 

약간 불편하긴 해도.. 여행지에서 이정도 호텔이면 만족 한다.

잠도 안온다. 시차 적응 대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