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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travelogue/California

2012.06.15 #1.Pasadena Embassy suites hotel, CalTech

당연하겠지만 시차 적응에 실패했다.

 

호텔은 쾌적하고 공간도 넓어서 좋았지만, 여럿이 공간을 나누어 쓴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산책을 나갔다.

이곳은 캘리포니아.

식물이 많다. (당연히..)

약간 서늘하지만 춥지는 않다.

도로도 평화롭고.

내부에는 조식을 위한 카페테리아와 바가 있다.

새장은 밤에는 덮어 두지만 평소에는 열려 있고 벤치도 잘 배치되어 있다.

어른들은 이런 조식을 먹는 것이 처음이다.

그래서 어떻게 음식을 가져 오고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 늘 샘플로 세팅해 와야 한다.

 

아무거나 집어 오십시오 해도 처음에는 다 무섭기 마련.

스크램블 에그, 감자, 구운 빵, 베이컨, 그리고 완전 사랑하는 저 멜론.

든든하게 먹어 둔다.

 

평소에는 아침에 빵을 먹으면 속이 아주 불편하다.

그러나 여행나와서는 잘 먹는 편이다.

이것밖에 먹을게 없어서겠지.

 

다행히 어른들도 요구르트까지 잘 드신다.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들 내리고 타기 훈련이나 남을 위해 문을 잡고 기다려주는 등의 매너는 없다.

짜증내지 말고 하나씩 알려줬더라면 좀 나았으려나.

그러나 돌아올때까지 개선되지는 않았다.

 

중국인 관광객처럼 보였을거다.

조식 후 채비를 하고, 이곳에 이렇게 온 목적인 동생 졸업식을 위해 나섰다.

 

동생의 소형 마츠다에 사람이 꽉 찼다.

 

아우는 드디어 칼텍에서 미시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 이후는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게 된다.

 

우리 어른들은 등산복을 사랑하신다.

햇볕이 강할거 같아서 어른들 쓰시라고 모자를 하나씩 사 드렸다.

 


 

그냥 식물이 많아 좋은 어른들.


 

몇년만에 다시 만난 거북이들. 여전하구나.

 

얘네들은 오래 사니까 그때 봤던 그 놈들이 맞을것 같다.



 

저렇게 아우는 우리를 학교에 두고 집결지로 갔다.


지나가다 젊은 청년이 아우에게 축하한다며 말을 걸었다.

"석사 졸업생이냐?"

 

라고 물었더니 컴공과 페이컬티 란다.

 

뭐 저렇게 젊은 애가 교수냐 라고 물었는데, 이곳 아이들은 군대를 안가서 그런지 빨리 교수가 되고 한단다.

 

교수라서 권위적이고 어려운 모습은 전혀 없고 (나 대학원때 교수님도 젊어서 그런지 권위적이진 않았지만)

그저 친구 같다.

 

박사 학생들도 연구를 도와 준다기 보다 공동 저자로 참여하게 되는데, 최근에 아우는 여러개의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었다.

 


 

아직 시작전이라 의자만 세팅되어 있는데, 식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전세계에서 몰려온 학부모들이 자리를 잡았다.

중국, 대만, 인도, 동남아시아에서 다 몰려 든 듯.

 

그외 현지인이라면 아주 집이 가까워서 차로 몇시간 안에 도착한 가족들이다.

아우의 동무들도 집이 근처인 이곳에서 학위를 마치고, 거의 근처 학교에서 일을 시작한다.

 

아우만 예외적으로 멀리 떠나는 것이라고.

몸풀고 있는 연주단.


 

드디어 졸업생 입장.

우리나라에서도 큰 편이 아닌데 여기 섞어 두니 여학생 보다도 작다.

벙글벙글 웃으며 예전에 만났던 동료를 가리키며 인사 하라고 한다.

 

오랜만이구나.

내 영어는 거의 늘지 않았다.


다들 손에 먹을것과 커피를 들고 다니길래 어디 공짜 커피라도 있나 싶어 뒤지기 시작.

그래서 찾았다.

커피, 차, 빵쪼가리들.

 

우선 졸업생들 먹으라고 닫아 뒀다가, 다 빠져나가고 나니 남은 음식이 좀 있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자, 한 아줌마가 커피 찾는거냐며 어디있는지 알려줬다.

 

친근해서 좋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캘리포냐 아줌마.

어른들에게 차를 몇잔 배달하고 나도 한잔 마셨다.

 

아우의 학위 수여.

울 엄니께서는 애가 고생이 많았다며 거의 울듯한 분위기다.

 

다른 학생들은 활짝 웃으며 사진 찍을 때 포즈도 잘 잡는데, 어찌 된 것이 아우의 표정은 영 어색하다.

미국 왔으면 저런것도 좀 배우지.

어른들은 앉아 계시라 하고 카메라를 들고 아우를 추적하며 열심히 셔터질.

가족과 함께라면 나는 언제나 자원봉사자에 통역병에 현금지급기에 투명인간.



빼곡하다.

큰 나라와서 학위를 마친 가족이 자랑스러운 학부형들. 사진 찍으려고 할때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축포가 터지고.. 모두 환호성.

우리나라 대학 졸업식에도 가 보면 교정에 남아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슷한 풍경이다.

지나가는 친구 잡아서 사진도 찍고, 가족도 소개 하고.

그 와중에 청설모 추적 중.

정말 많다.


 


 


 


아우 얼굴 식별이 조금 어려운 관계로, 모자이크 없이 업.

졸업식 중에 아우의 여자 친구님(LA 에서 내과와 혈액암 관련 연구를 하는 레지던트 의사다)가 와서 가족과 합류.

어떻게 이런 아가씨를 만났는지, 참 수더분하고 점잖다.

아우는 엄마말은 안들었지만 여친 말은 참 잘듣는다.

 

콜라도 끊고 물을 마시고, 굽은 허리도 펴겠다며 자세를 바로 했다.

주차장 대기중인 어른들.

아우는 동무들과 촬영중.

 

나가기 전 잠시 아우학과에 들러 다른 교수님이나 교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아우군은 자랑스러운 학생이었어요. 착하고 똑똑했죠."

"착하다구요? 그건 몰랐네요.. 하하하.." 뭐 이런 싱거운 농담을 주고 받았다.

 

한국에 들러 하회탈을 사갔다는 케이시네 부모님도 만나 단체 사진도 촬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어색한 포옹을 마구 퍼부으시니 어른들 얼굴이 조금 발개지심.

 


아우 한국인 친구들.

졸업이 조금 늦어진 친구도 있나보다. 그런거야 사정에 따라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지만.

 

그래도 알던 사람이 졸업한다고 선물을 사 왔다.

 

이제 밥을 먹으러 간다.

주로 아우는 어른들이 잘 드시질 못하니 한식집으로 안내했다.

 

사실 .. 미국은 현지 음식이라고 할만한게 없다. 뭘 먹고 사는지.

 

난 여전히 엘에이 갈비. 이 음식이 참 좋다.

 

그저.. 비싸고, 팁 줘야하고, 반찬도 한국보다 맛이 없다며 투덜 하시는데.. 제발.. 사장님은 한국말을 잘 알아 듣는 교포..

안들렸기를 바랄뿐.

 

팁 주는 것은 돌아 올때까지 이해와 설득을 시키는데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