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조심 조심.. 살살 움직이면서 콜롬비아 대학으로.
아우는 콜롬비아 대학에 합격 했었고 펀딩도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 망할 놈의 뉴욕 시내에 도대체 살고 싶지가 않았단다.
학교 캠퍼스 만큼은 볼만하다고 해서 가 봤다.

버스 보단 지하철이 확실히 빠르다.
딱 올라오니 학교가 바로 보였다.

오오.. 정말 대학 캠퍼스가 제대로 인걸?


아니 뭐 여행자의 특권이라면 미친척 하고 일단 머리부터 들이미는거 아닌가.
제일 먼저 보이는 화려한 건물이 도서관 같길래 머리부터 내밀었다.
물론 그 전에 그 건물 밖에서 뭔가 하고 있던 남학생에게
'여기 학생이야?'
'응 그런데.'
'내가 여기 이런데 좀 둘러봐도 되나?'
'음.. 아마 그럴껄?'
'도서관 내부나 그런거 봐도 되겠지?'
'일단 여긴 도서관이 아니고, 반대편인데, 내가 데리고 다니진 못하지만, 아마 가능할 거야.'
'음.. 너한테 부탁 안할건데.'
뭐 이런 가볍고 탱탱한 대화를 나눈 후였다.
내가 찾아 들어간 건물은 유리스 홀인가.. 우리스 홀인가 암튼 그런거였고, 별, 학생들은 없었다.


역시 도서관이 아니었던 거지.
나 말고도 관광객은 많았다.
특히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았는데, 곳곳에 세워놓고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여기 좋은 학교 맞나보다.

건물 안에 있던 비지터 센터에 가서 구경해도 된다는 말과 지도를 하나 받아 들고 나와 이곳 저곳 들쑤심. 


애들 참.. 공부 잘하게 생겼네...
는 농담이고, 진짜 여기 학생 같이 보이는 애들은 정말 똘똘해 보인다. 

여름 학교 온 애들은 수다 떨면서 도시락 까먹고 있다. 

쟤들은 대체 뭘 먹고 있는건지..ㅡㅡ;;
거지 같이 가서 물어 볼 수도 없고..

저렇게 '아무거나 포장해다' 먹는 생활을 계속 하는 것도 가능한 건가?
보고만 있어도 속이 울렁 거리는데..

난 어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남겨온 빵과 (휴지가 왜 덕지덕지..ㅠㅠ) 복숭아 두개, 그리고 물 마시고 또 구경간다~


학교도 스트릿을 끼고 있는데, 본교 쪽 과 사대 사이에 암스테르담 거리 라는게 있었다.
거기 뭐 식당도 있고 이것저것 많다.
그리고 내 보기에 저쯤 어째.. 그 유명한 ..유명한.. 암튼 큰 성당이 있어야 되는데 어디 부터 어디까지가 성당인지를 모르겠구만.

게다가 날씨가 비가 올거 같은데 서둘러야 되겠다.

학교 안에도 성당은 있었다.

세인트 폴은 곳곳에 성당이 있네. 학교 안 성당도 세인트 폴 성당.
자그마 한데 사진은 찍지 말라는 표시가 되어 있어서 안찍었고 기념으로 부채 하나 집어왔다.


이거 회사 안에도 있던 바로 그 생각하는 사람?? 세계 뭐 몇개 있는 거라고 들은거 같은데 회사에 있던건 진짜 커 보였는데.


멀쩡히 도서관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니라니.. 또 찾아봐야지뭐.
정말 아포짓 사이드에 버틀러 도서관이 있었다.


임시 출입증 받을 수 있겠냐고 했더니 본교 학생증을 갖고 왔냔다.
빼놓고 왔지..ㅡㅡ;; 집에..

운전 면허증으로 좀 어떻게 안되겠니?

.. 안된다고 해서 못보고 나왔다.

치.. 도서관이 도서관 이겠지 뭐.. 흥.. 취...

이제 성당이나 찾아가 볼까..

우선 학교 기념품 점에 잠깐만 들렀다가..
여기도 뭐 좀 싸고 괜찮은게 없네..
자석도 만원이고..흠..
스케쥴러가 좀 마음에 들었는데 가격 대비 좀 그래서 그냥 간단한 연습장으로 결정. 이것도 더럽게 비싸군.
공부 열심히 해야지..
ㅋㅋㅋㅋ 언제 노트 없어서 공부 못했냐..
노트북 없으면 못하지만.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언제나 그렇든, 아우는 아침먹고 나가고, 난 뒷정리 하고 씻고 한시간 후 기차를 타고 맨하탄에 간다.

내 어린 시절에, 책 제목도 안보고 책이라고 생긴건 다 읽던 시절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보다 앨리스 이야기가 어떻게 탄생 되었고, 왜 삽화의 앨리스가 그렇게 다리가 짧은지 쓰인 책을 먼저 읽었던, '닥치고 읽던' 시절에
마르고 닳고 책장이 헤지도록 읽었던 메리 포핀스. 책 제목에는 메어리 포핀스라고 되어 있었다.
그 책이..아마 79년에 출판된 거던가..

저 신비로운 소설이 어린이용 동화가 된 것이 못내 마음에 들진 않는다.
메리와 성냥갑 아저씨의 미묘한 관계도 재미있었고, 수수께끼 같은 비밀을 언질만 줄 땐, 뭔가 있겠지.. 하며 다른 시리즈는 없나 찾기도 하고 그랬는데.

가난한 우리집에 엄마 아버지는 오래된 책을 어디선가 구해서 한 질씩 갖다 줬었지.

너무 오래되서 책에 먼지 냄새가 나고 책벌레가 기어다녀서 거의 다 버리고 몇권 남지도 않았다.
같은 시리즈로 다시 출판 될때, 단어나 문장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만 나와 준다면
내가 덜컥 사다가 쟁여 둘텐데.
(요즘 어린이향 문장은 내가 어린이였을 때도 아마 싫어 했을 거다.)

온갖 이야기가 다 있었지.
음악, 수학, 탐정이야기, 세계 명작 소설.
어떻게 그런 컴필레이션이 한질로 묶여서 나왔나 몰라.. ㅎㅎ

다시 보고 싶다, 그 책들.

엄마 한테는 짐이지만 나한테는, 어린 시절인데. 

음.. 뉴욕에서도 생각 하지만, 어릴 때를 억지로 돌이켜 보자면, 정말 생각 나는게 어디 박혀서 책 읽은 기억 밖에 없다.
3면이 책장인 방안에서 누워서 읽고 엎드려 읽고 굴러다니며 읽고. 다락에서 읽고.
활자로 찍힌건 다 읽었다.

...
기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메리..아니 메어리 포핀스 포스터를 보고나니 좋아서.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역시나 인간은 적응의 짐승.
여행 수첩 때문에 고민하다가 볼펜 넣기 좀 애매해도 어찌 해볼 심산으로 몰스킨을 가져왔는데
밴드를 옆으로 둘러 볼펜 고정.


한국 아줌마 뉴욕 시내에서 장 봐왔다.
도시락하며 쏘세지며, 아침 저녁 먹을거리를 잔뜩 사옴.

기차 안에 좀 생소한 냄새가 났을 텐데.. 승객들에겐 좀 미안했고.
7시 22분 기차가 가장 인기 좋은 퇴근 기차 인 모양이다.
항상 자리가 없다.
사람들이 세칸짜리 좌석에 가운데는 앉지를 않기 때문에 더 그럴 것.

자리가 없어서 제일 뒤쪽에 접혀 있던 의자를 펴고 짐보따리 까지 풀어 놨다.

몇정거장 가고 나니 갑자기 웬 아줌마가
'여기 장애인석 같은데' 하는거다.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앞자리 앉아 있던 동양인 남자는 벌떡 일어서서 저 앞으로 갔고
나는 허둥지둥..

왜냐면 내 자리에는 장애인 석이라는 표시가 없었고 짐도 너무 많았다.
아줌마 멀쩡해 보이는데..
그 아줌마는 내가 앉았던 자리에 크고 꺼먼 개를 넣으며
'Honey, sit inside honey' 했다.

나 있던 자리에 개 들어갈 뿐이고,
난 멍때리는데 뒤에서 어떤 아저씨 '부인 의자 내리는거 도와 드릴까요' 하고 있을 뿐이고
결국 짐이 너무 무거워서 이 아줌마 엉덩이 옆에 슬그머니 내려놓을 뿐이고..

게다가 이 아줌마 너무 뻣뻣하잖아.

...

알고 보니.. 시각장애인이고, 개는 인도견..헉..working dog 이었다. 

그런거였군. ㅡㅡ;;

뭐 한두정거장 더 있다가 사람들이 왕창 내려서 나도 한자리 차지 했다.

마지막 내릴 때 어떤 아저씨가 '미쓰' 하면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하도 웅얼거려서 못알아 들었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다음에는 이런 자리 잡으세요, 접는자리 잡지 말고. 그런 뜻인거 같다.
안돼 보였나보다. ㅋ

...

도시락 결과.
너무 배가 고파 평소보다 훨씬 일찍 들어온 아우는 (스토니 브룩 학교엔 도무지 뭐 먹을게 없어서 샌드위치만 먹었는데 이젠 보기만 하면 토할것 같단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돼지 고추장 볶음 도시락에 크게 기뻐하며 마구 퍼 드심.

그 이후, 뭐 사오는 것 마다 잔소리 하셨음. ㅡㅡ;;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금 타이핑 하고 있는 장소는 암트랙. 기차 안이란 소리다.
이게 어떤 구간에서 무선 네트웍 서비스를 지원 한다고 했는데 보스턴 구간은 아닌가?
아무튼 네트웍이 되었으면 잘 썼을 텐데, 아쉽군.
네트웍은 안되지만 전원은 옆에 있어서 네시간 내내 전원 걱정 안하고 써도 될 듯 하다.
올때 맨하탄 '이모 김밥' 에서 김밥도 두줄 포장해 왔다. 김밥 두줄이 13천원 넘는다. )

버스에서 잘 내려서 다시 코리아 웨이.



코리아 웨이 에는 우리집 이라는 반찬이며 도시락을 파는 획기적인 가게가 있다.
이건 서울에 있어도 장사가 잘 되겠다 싶을 정도로 괜찮다.
매번 갈때마다 손님으로 미어 터지는 곳이다.
잡채나, 송편도 팔고, 그날그날 바뀌는 음식들도 있고, 도시락에 이것저것 담아오면 무게로 달아서 가격을 매기는 정말 멋진 곳이다.
종업원들이 친절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이정도라면.
바로 앞에 한아름 마트도 있다.
맨하탄에 이런 곳이 있다니 그저 감동.
조금씩 먹어 봤는데, LA 갈비는 합격. 돼지 불고기 덮밥도 아우가 먹는걸 보니 괜찮고
야채 볶음밥은 세숟가락 까지는 맛있는데, 김치 볶음밥은 조금 더 먹을 수 있다.
아주 훌륭하진 않다는 뜻이다.
그래도 저만한게 어딘가.
여기서 20불 어치 장을 봐다가 사흘을 먹었다.

그리고 하루 신나게 아프고 찬물을 너무 마셔서 그런가 목이 약간 부어서 씨씨 약국에 갔다.
기차 시간이 다 되어 가서 바빠 죽겠는데 아저씨는 미국 메디케어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잔뜩 하고
사흘치 알약을 3*3*3 = 27알 안전 통에 넣어 내밀며 35불을 불렀다.

...

!!!!!

35불.
4만원이 넘어?
메디케어가 어째?
소염제 항생제 좋다 이거야.
근데 왜 항생제 두알씩 넣는건데?
누가 사흘치 달래? 하루치만 달라고!!!
라고 말은 못하고.. 니미.. 이런 니미 ㅅㅂ 하면서 카드 내밀었다.

(말탄 뉴욕 경찰은 멋있었다고..)
아.. 차라리 병원을 찾으면 1-200불 긁더라도 보험 처리 하면 되는데.. ㅠㅠ
오늘 쓴돈 중에 제일 큰 돈을 여기다 부었다.

시밤바시밤바..ㅠㅠ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70은 되어 보이는 노인들도 큰 배낭을 메고,
아무리 나이가 많고 뚱뚱해도 자신있게 몸매가 드러나는 옷에 선글라스를 머리에 척 얹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보기가 좋다.
더 생소한 것은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할 만큼, 혹은 보고 기구를 들고 보행해야 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데도 버스를 이용해 가고 싶은 곳은 다 다니는 것이다.

아무튼 오늘은 나도 거동이 좀 불편하니 만큼, 살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기로 했다.
미술관 별로 좋아 하진 않는데, 그렇다고 도심에서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멀리 가자니 몸상태를 좀 살펴야 할 것 같아서 결정 했다.
마침 미술관에 식당도 좋다고 하니 풀을 좀 먹어야 겠다.

버스를 타러 가는데, 버스 지도를 펼쳐 들고 정류장을 찾아 가니, 아무리 봐도 어디에 버스가 서는지를 모르겠다.
갸웃 하고 지도를 쳐다 보고 있으니
전단지 나눠 주던 아주 까만 특히 까만 흑인 청년이 톡톡 치며 앞쪽을 가리킨다.
함박웃음을 날려줬다.

기겁 했겠지.


저 멀리서 다가오는 M4 버스.
운전사는 멋쟁이 흑인 아줌마.

가다가 어떤 아줌마가 버스 카드를 넣었는데 잔금이 없는거다.
"누구 잔돈 있는 분 안계세요?"
곳곳에서 동전이 조금씩 모이고 무사히 아줌마도 버스 요금을 냈다.
이곳 저곳에서 손이 하나씩 올라 오면서 코인을 주는 .. 거 참.. 허허..인심 좋은 동네네..

무사히 버스를 타고 두세 블록 간격으로 세우는 버스 루트를 살피다 적당한 곳에서 내렸다.

크구나.


아우가 여기 식당이 좋다고 했는데, 그나마 싼 곳이 카페테리아 일것 같아서 그리로 내려 갔다.
원래는 기부금만 받고 입장이 되었다는데, 내가 갔을 때는 입장이 20불.
그러면 알루미늄으로 된 조그만 핀을 준다. 티셔츠에 달면 된다.
주로 사람들은 대충 달고 떨어트리는데, 주워서 밖에 있는 사람 갖다 줘도 쓸 것 같다.
뭐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아무튼, 난 쌀줄 알고 갔던 카페테리아.
전혀 눈에 익지 않은 인터페이스.
어찌 해야 될지를 몰라서 그냥 치즈 버서 하나를 주문하고 샐러드 따로 담고, 조그만 팩 오렌지 주스와 또 탈나지 않기 위해 물 한병.
그리고 계산대에 들이미니..

22불이 넘는다. ㅜㅜ
내가 돼지냐? 응? 돼지야?

접시에는 안보이지만, 쪼그만 빵하나는 휴지에 싸서 가방에 잘 넣고, 물도 넣고, 감자는 다 남기고 야채와 버거는 먹었다.
버거도 위에 있는 빵은 안먹었다.
음..혹시 다음 여기 올 일이 있다면, 굳이 저 버거 같은건 안시켜도 될 것 같고 그냥 샐러드 가볍게 한접시 담고, 커피 한잔에 머핀 한개 정도 집어 오면 될 듯.
저 감자 아깝기만 하다.

프란시스 베이컨 특별전 중이었는데, 음.. 이렇게 괴상한 사람인지 몰랐네.
뼈 라던가, 근육, 피 같은 것이 좀 많이 보였고 형상도 기괴 하고..

이런 것을 말이다.

미켈란젤로 초기작 같은 점잖고 중후한 그림도 물론 많았지만, 어째 이날 본 것은 죄다 예수, 마리아, 나폴레옹, 그리고 육덕진 여자들.

아메리칸 윙 이었나.. 닭고기가 아니고, 저렇게 건물 안쪽으로 한바퀴 둘러져 있는 테라스 같은 거였다.

예수 그림 중에선 이게 좀 마음에 들었던 편.

윙에 있던 스테인드 글라스. 난 스테인드 글라스를 아주 좋아 한다.

아니 근데.. 아직 2층 밖에 못봤는데 벌써 문닫는다고 나가라고 하면 어쩌나.
너무 한거 아냐?
왜 이렇게 일찍 끝나..1층도 못봤는데..
이집트 미술도 못봤고, 아직 2층 아프가니스탄도 못봤단 말이다.. ㅠㅠ

아무튼 쫓겨 났다. 밖에 나와 보니 박물관 앞에 뭔가 퍼포먼스가 있는 듯 하다.
날렵한 흑인 청년 셋이 춤도 추고 사람도 불러내서 뭔가를 했는데, 셋이 입을 맞춰서 외치는 농담이 꽤나 웃기다.

조금 보면서 웃다가 나도 잡혀 들어 갈까봐 나옴.

오던 길은 퇴근시간. 버스가 limited 라는 것이 있는데 원래 2-3블록 마다 세우던 것도 거의 8-9블록에 한번씩 선다.
버스와 스쿨 버스가 거칠게 달리는 걸 보면 여기가 뉴욕이구나 싶다.

교통 체증에 버스가 섰다.
44번가 였다.

어떤 신사가 밖에서 차문들 통통 두들겼다.
기사 아저씨가 안세운다고 했다.
신사가 큰소리로, 하지만 안에서는 전혀 들을수 없고 입모양으로만
"그럼 어디서 서!"
"42번가!"
"알았어!"

그러더니 뛰어 간다. 42번가로.

그 아저씨가 버스 보다 먼저 42번가에 도착 했다.
거기서 물론 버스를 탔다.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훗. 좀 부들부들 떨리지만 살아났다.
일어나자마자
"아우야. 누나 살아났다' 를 외치고 밥 하러 갔다.
냄비 밥은 처음이라 뜸이 좀 덜 들었다.

남은 국과 햄과 김치 같은 것 좀 꺼내고 아침상 차리고, 아침 첫번째 세션은 이미 한번 들었던 거라 천천히 나가도 된다고
아우는 아침을 다 먹고 천천히 나갔다.





냉장고 안에 파는 웬거냐? 니가 샀냐?이걸 왜 샀냐?

그랬더니 "햄 구울 때 쓸라고.. 기름을 파가 먹잖아.."

... 그..그러냐...... 몰랐구나...
그래 기름이 좀 많긴 하더라.. 그 기름으로 달걀 후라이를 했으니까..

생존에 대한한.. 이 동네 오자마자 마트 위치 약국 위치 한국 음식점 위치를 순식간에 다 파악 했더라니..
그랜드 캐년과 사막 오르내릴 때 알아봤다 이 쟈식..

...

나도 살살 걸어야지 하면서 한시간 쯤 후 출발 했다.
정말 살살 다녀야지. 물도 많이 마시고 계속 앉고 그래야지.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하루종일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었다.
누워 있기만 한게 아니라 거의 의식이 없었다.
고열에 계속 추워서 아우는 땀 삐질 흘리는데 침낭 속에서 나오지를 못했다.

아침부터 비가 와서 빗소리도 요란하니 차라리 잘 됐다 싶어 그냥 있기로 했다.
아침에 학회로 출발했던 아우는 한시간 정도 있더니 문을 두드련다.

기차가 고장이 나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난리 쌩쑈 라는 것이다.

한시간 걸린다더니 언제 고칠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들어 왔단다.
한참 뒹굴거리더니 나가서 근처에 한국 음식점에서 점심꺼리를 사왔다.
타이레놀 한통과 함께.

내가 먹는 것이 650미리 서방정. 



근데 얘가 그걸 65미리로 알고
"누나 여기는 165미리가 주니어 용인데? 몇배냐 이거.."
ㅎㅎ
결국 난 그 덜쩍지근한 주니어 타일레놀을 한번에 네알씩 털어 넣다가 목에 걸렸다.

몇숟가락 먹고 타일레놀 먹다 목에 걸리고 또 잤다. 


아우는 오후 세션에 들어 가려고 나갔는데 다섯시 좀 넘으니 또 들어 왔다.
"벌써 오냐.."
"아직도 자나.."

세션만 마치고 들어 왔단다.

아무래도 내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여 세션만 마치고 그냥 온게 아닌가 싶은데 그 속은 알길이 없다.
원래는 열두시가 다 되어야 들어 오는데.

또 저녁을 내온다.

몇숟가락 뜨고 또 약먹고 누워있었다.
열이 내려 가질 않아서 큰일이다.

감기 기운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계속 얼음물 들이키고 허리가 너무 아파서 억지로 5분 정도 앉아 있다가 다시 눕기를 되풀이 했다.

잠도 못자고 기절하거나 정신들거나 하며 하루 밤을 샜다.
그날 하루 마신 물이 다섯통이 넘는 것 같다. 

확실히 어릴 때부터 뜨거운 햇볕아래 오래 있으면 백발 백중 탈이 난다. 
절대 무리 해선 안 된다.
예전 같지 않다.
열 몇시간 걸어 다니던 때와는 또 다르고, 사막동물이라 물 안마시고 다니던 것도 다 지난 일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밖에 비가 끊임 없이 줄기차게 내린다.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다시 브라이언트 파크. 뭔가 벌어지고 있다.


알고 보니 오늘 영화 상영 같은걸 하나보다.
행사로 가끔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 프로그램 책자도 있다. 월요일마다 어떤 영화를 한다고. 


카페 좌석은 예약 손님만 확인하고 들여보내 준다. 문지기 아저씨들이 체크중.
난 영화도 문제가 아니고 너무 피곤하고 도서관 가서 빨리 메일 체크 하고 싶은데. 도서관에 갔더니 .어디로 들어 가야 될지도 모르겠고.
물어 물어 앞문을 찾아 가니.


닫았다.
월요일은 6시까지..ㅠㅠ 내가 간 시간이 6시 반. ㅠㅠ 아흑..

브라이언트 파크의 프로그램을 하나 뽑아 들고.
또 걸었지. 펜 스테이션으로 가야 하니까. ㅠㅠ
빨래도 해야 하고.. 흑..

가다가 그냥 지하철 역과 롱 아일랜드 레일로드는 입구가 좀 달라서 한참 헤맸다.
도저히 늦을 거 같아서 신발가게 문지기 하던 정말 까만 흑인 아저씨 한테 물어 보니
싹싹하게 가까이 와서 손가락을 가리키며 텁텁한 발음으로 알려줘서 겨우 찾았다.
이 덩치큰 사람들은 내가 엄청 꼬맹이나 아니면 완전 길 잃은 동양 부인 같은가 보다.
어깨에 한쪽 손을 딱 올라고 방향을 딱딱 짚어 준다.

그러고 보니 .. 난 유난히 정말 까만 흑인 아저씨 들에게 길을 많이 묻는 것 같다.
경험상 참 친절 했으니까.


그 유명한 브로드웨이 42번가.
그리고 타임스퀘어 타워.
그 앞에는 커플.

귀가. 


사실 이 집이 좋긴 한데 밤에 내리면 너무 황량 하다.
집 찾아 가는 내가 신기 할 뿐.

망할놈의 브라이언트 파크 샌드위치.
망할 자식이 내 이름을 JUN 이라고 쓰고 안불러 버리는 바람에 한참 기다렸다.
치킨 샐러드 인데..한조각 먹고..못먹었다.
이게 10불이 넘는다..망할..ㅠㅠ


소호 근처 큰 매장에서 기념으로 구입한 지퍼 장식 고리.
나는 싱글!
이것도 비싸..ㅡㅡ;;

바꿔온 5불 짜리로 세탁기 한바탕 돌리고 방구석 여기 저기 널어놨다.
근데 왜 건조기를 45분이나 돌렸는데, 차게 물기만 털어낸 빨래가 나오는거냐..ㅡㅡ;;

온 몸에 열이 끓어 오르는 것이 심상치 않다.
일단 자 봐야 겠다.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소호는 어찌어찌 둘러 봤는데, 끝까지 갔더니 그냥 의류 파는 매장들이 쭉 나오길래 그만 보기로 했다.
사실은 몇군데 옷가게에서 확 꽂히긴 했는데 입어 보기도 힘들고, 우선 내가 너무 지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20대와는 현저히 다른 상태..라고 생각하는 것 보다 날씨가 뜨겁다.
중간에 샀던 물대신 마시려던 녹차에는 당이 들어 가서 안넘어 가고 햇볕을 오래 받으면 몸살이 나는지라 조심도 해야 했고.
그래서 위로 올라 가기로 했다.


가다 보니 발견한 NYU.
여긴 유명한거 같은데 학교가 왜 이렇게 도심에 흩어져 있지.
게다가 좀 들어 가 보려고 해도, 화장실좀 쓰려고 해도 다 ID 카드를 제시하게 되어 있는 야박한 곳.
그래서 옆에 있던 워싱턴 스퀘어 파크로 들어 갔다.
공원 초입은 괜찮은거 같은데..

화장실은 정말..나보다 먼저 들어가 있던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계속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그냥 기다리라고 계속 이야기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거기서 뭘 만졌다간 바로 병이 걸릴것 같았다.
변기에 물이 내려 가는 것과 세면대에 물이 나오는게 그나마 다행일 정도.
급하지만 않았어도 안쓰는 건데. 젠장..
집에와서 미친듯이 씻었다.

그리고 공원에 앉아 있는데 음..저 아저씨는 왜 저렇게 웃고 있는거지..
정신이 이상한 아저씨는 아니었는데..
저 아저씨 가고 나서 이상한 아저씨가 왔지.
뭐라고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 알아 먹을 수가 있어야..ㅡㅡ;;
사람의 말은 아니었음.

아...흠..돌아가야 겠다.
도서관에 들러 메일 체크 좀 해야 겠다.

뉴욕 지하철은 입구가 길게 생긴 것은 이렇게 생겼다.
아무것도 없고 그냥 통로 인데 화장실도 없다.
저 길끝에는 그냥 지하철이다. 문 열린 것 같군.

뉴욕 지하철이 어쩌고 좋고 안좋고 이야기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정말 자기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버스 보다 좀 재미는 없지만 훨씬 빠르고 편하고 항상 자리도 있다.

이곳의 탈것들이 정말 웃긴 것은
여기 사람들 사이즈가 일단 1인분이 아니다.
근데 버스나 지하철, 기차는 모두 동양인 사이즈에 맞게 되어 있다.

즉 한자리 건너 한사람이 앉을 수가 없다.
나처럼 자그마한 동양 여자가 앉으면 내 옆자리에는 누가 앉을 수 있다.
근데 왜 다 저렇게 만들어 뒀는지 알길이 없다.

좌석이 3개가 있으면 가운데 자리는 항상 빈다.
정확히 말하면 양옆 사람의 다리가 앉는다.
그건 내 보기에 좀 웃긴 장면이다.

그 둔한 몸집에 스스로도 움직이기 불편해 하면서 별 노력을 안 하는지 그것 또한 알 길이 없다.
가끔 씩씩 대며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면 밀어 주고 싶어 질 때도 있다.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니 뭐 소호가 어떤 지역의 이름이지 길바닥 이름도 아니고 표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걸어 봐야지뭐. 별수 없다.


근데 입구가 왜 이래.. 다 공사중이고..쫌 무서운데?

그래도 좀 가다 보니 아가씨들이 보이는구나.

또 걷다 보니 임시 장터도 있고.


멋쟁이 아가씨들이 쭉 지나갔다.
어쩜 저리도 훤칠하고 이쁠까.
여기 와서 나보다 더 작은 사람도 많다는 것도 놀랍지만, 저런 훤칠하고 인형 처럼 이쁜 애들이 많다는 것도 하나 놀라운 점.
저리 인형처럼 이쁜 아가씨들이 글래머러스한 가슴을 내 코앞에 들이밀곤 한다.
물론! 정말 정말 뚱뚱 하고 도저히 감당 못한 피부를 가진 아가씨가 80% 이상이긴 한데.
내 눈은 역시 아름다움을 좇고 있다.
원없이 보고 가도록 하지.

어딜 이렇게 줄을 서나 싶었더니 애플 매장.
뭐 주나?
들어 가 볼까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앉아 쉬었다.

길거리엔 유난히 개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작은 개도 많지만 정말 큰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허니 싯다운..싯히어 하면 애들이 알아 듣고 딱 앉는다.
다가 오는 애들도 있는데 그러면 주인이 나한테도 말을 걸고 잠시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나야 개든 뭐든 워낙 좋아 하니까 엄청 반가워 하지.
스위티, 굿 보이.. 뭐 이런 추임새 넣어 가며 이야기 하다 보면 참 기분도 좋다.

내가 갈 데가 있간디.
어메리칸 어패럴도 들어가 보고 왕창 쎄일 집고 가봤는데
내가 상표나 디자이너 이런데 맹탕이라 비싼집은 알아서 안들어 가고 모르고 들어 가서 가격이 괜찮아도 그게 얼마나 다운 된 가격인지도 모른다.
마이클? 마크? 코어스 인가 하는 게 있었는데
꽤 괜찮은 원피스가 6-70불 하길래 잠시 고민하다가 앞이 너무 파져서 안샀다.
최사장 한테 물어 보니 썬글라스가 300불씩 한다고 가격이 좀 다운된거 같다네.
답이 그다음날 와서 효력은 없었지만. 암튼.
망고 원피스도 막판 세일이라 꽤 쌌는데, 흠..내가 못입을거 같아서 못사고.


앞에 금발 사자 아가씨.
둘이 발이 엇갈려서 몇번 왔다갔다 했는데 웃음을 터트리면서 '아하하 엇갈리네..쏘리' 하고 갔다.
호머.. 느무 이쁘다.. 이쁘고 명랑하고..
모델인가..
여기 유명인도 많다는데 도통 알아야 유명하지..ㅋㅋ

정말 해는 뜨겁구나. 타죽겠다.







Posted by 펄펄 끓는 도루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전버튼 1 2 3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