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의시간에 다 모여 있는데서 총각 선임에게 이새끼 저새끼 욕하다가, 그날 저녁에 갑자기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혼 축하 한다며 다정한 척 했던 또라이가 있었지.
- 프로젝트 리더쯤 되면 결정 하는 것이 자기 일일텐데, 책임 지기도 싫고 어쩔줄을 몰라서 절대로 결정 안내려주는 또라이도 있었지.
- 평일 저녁 9시 반에 몸이 뻐근해서 간만에 일찍 퇴근해 운동좀 하려고 했더니, 자기는 집에 가면서 9시 20분에 보드 주고는 열두시가 넘어도 안끝날 일을 해 놓고 가라던 또라이가 있었지. 운동화를 슬그머니 꺼내는 내 눈앞에 말이지.
- 하루종일 가만히 있다가 금요일 오후에 약속 있는 날만 골라 일 던지고, 월요일 오전에 줘야 겠으니 주말에 출근좀 해야 겠다고 말하는 또라이도 있지.
- 매일 의미 없는 회의를 하고도 모자라, 문서를 프로젝터로 띄워 놓고 사람을 불러놓고 한글자 한글자 고치는 또라이도 있지. 지 문서를 지가 못믿어서.
- 얼마나 중요한 약속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순진한 표정으로 덜 된 일을 던져놓고 가는 후배 또라이
- 무엇 무엇이 잘못 되어 있어 이렇게 고쳤다 라고 알려 주니, 자기가 그렇게 오류를 범했을리 없다며 거짓말 하지 말라는 또라이
- 자기 마음대로 컨트롤 안된다고 날더러 또라이라던 또라이..ㅋㅋ 이해 한다 이해해..
- ..너무 많아서 나열을 못하겠네..
뭐 이런 제목이 다 있나. 수치적으로나 논리적으로, 혹은 법적으로 가늠하기 힘든 또라이들의 행태에 대해 기술한 반가운 책이다. 이걸 작년부터 읽다가, 화가 나서 던진게 몇번 되고.. ㅋㅋㅋ 이제야 다 읽었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은 또라이 덕분에 의욕을 상실 하고 '임의의 수고'를 발휘 하려 하지 않는다.
회사에는 '완또'라는 존재가 있었는데 '완전 또라이' 의 준말이다.
'멍부'도 못지 않다.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조직 최상위에서 또라이 가려내는 기술이 없으면, 어이 없이 일 하던 직원들이 슬슬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 지도 모른다. (정말 모르는 것일까. 괜한 소동이 두려워서 모른체 하는 것일까.)
예측 불가능한 또라이짓 앞에서는 방어가 최상이다. 또라이를 가려내지 않으면, 자기 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임직원만 남는다. 아무말도 하지 않기 때문에 여차 하면 평화로워 보일 수도 있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또라이 한 둘쯤 있는게 조직에 이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또라이 천국이 되면 ..그건 좀 곤란하다.
회사 경영진이라면 - 면접에서 가려내라. 그리고 빨리 교정하거나 해고 해라.
이제 막 들어간 부서에 또라이가 있다면 - 발을 빼라. 최대한 멀리 떨어져라. 물든다.
또라이들에게 물들지 말 것 - 또라이들이 떼로 공격하면, 굳이 방어하는데 에너지를 쓰지 말고 내버려두고 급류에 몸을 맡기라. 내 탓이 아니므로 정서적 격리를 시도. 즉 쿨 시크하게 신경 쓰지 말고 갈길 가라는 뜻.
작지만 옳은 싸움에서 승리하라. 공격은 또 다른 반격을 부르므로 위험하다. 상대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예를 들어 친절한 재교육 같은 방법으로 승리 하라. (혹은 상습적으로 무례하게 책상위의 과자를 집어 가는 상사. 책상위에 초코렛 맛이 나는 설사약을 올려두었다. 상사는 할 말도 없다.)
스티브 잡스도 또라이로 구분될 만한 일화가 있다. 그런 집착과 욕구 덕에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조금 불쌍하지만.
또라이, 혹은 불친절하고 상대를 깔보는 듯한 태도는 강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호감의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 불성실하고 무력하고 게으른 사람들을 정신차리게 만들 수 있다.
--> 또라이가 좋다는 것은 대부분이 착각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또라이라서 능력이 있는게 아니라 능력이 있기 때문에 또라이라도 용서가 되는 것이고, 당신이 잘나가는 또라이인 한, 주변에서는 좋은 말만 해 준다. 쓰러지는 순간 적들이 벌떼처럼 달려들 것이다.
매번 또라이들의 케이스를 들을때 마다 기록해 두지 않은 것이 좀 후회가 되는데, 그 사건 하나하나를 모아서 만화책을 만들고, 그걸 다트판으로 쓰도록 만들어서 팔면..
잘 팔릴 것 같은데..
이 책은, 또라이에 대처 하는 것도 배울 수 있지만, 내가 또라이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 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