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답을 모르는 나에 대한 질문.
"언니는, 이상형이 어떻게 되요?"
...
옵션 1. 일과 마치고 술잔 부딪치며 수다 떨고, 밖에서 마셨다면 손잡고 자박자박 걸어 집에 같이 들어갈 사람.
옵션 2. 손석희의 evil version.
옵션 2에서 질문 한 사람은 질색하는 표정. 세상에! 하는 표정. 당연히! 심지어는 손석희 라고 했는데 '처키'라고 알아 들은 경우도 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대략 차가우면서 + 약간의 씨니컬함. 적어도 대외적 이미지만은. 아닌가? 대외적으로만.
1과 2가 동시에 있는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다. 있다해도 제정신이겠어?
예전에는 '샌님' 이라고 대답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샌님과 만난 적이 없잖아. 그러니까 그 대답은 솔직하지 못한거라 할 수 있지.
두번째 질문.
"혼자 오래 살면, 그게 편하잖아요. 그래도 다른 사람이랑 같이 살고 싶을 땐 언제에요?"
...
자다 깼을 때.
바들바들 떨면서 꿈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용 쓸 때. TV 를 켜긴 하지만, 이럴 땐 전화 할 사람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고 얼마나 바라는지 모른다.
옆에 사람이 있으면, 잠깨지 않게 팔만 살짝 당겨 안고 자겠지.
음.. 그리고.. 하루종일 한마디도 못했을 때? 이럴 땐 말하고 싶거든.
그리고... 마이너하지만. 혼자서 닭 한마리 다 못먹을때. 보쌈 소짜 하나 다 못먹을때. 만두 사와서 먹는데 덜먹었는데 갑자기 배 부를때. 마트 가야 되는데 짐 많을거 같아서 무서울 때. 요리 해 먹고 싶은데 1인분 만들기 어려울때. 만들면 맛있을거 같은데 혼자 먹기 아까울때. 드물게 체온 그리울 때. 술주정 맘놓고 하고 싶을때.
흠. 룸메가 있어도 술주정은 .. 좀 어렵긴 하지.
...
생각을 다른데로 돌리고. 읽고 있던 내용에 집중하고. 열받게 한 과제 제안서를 다시 쓰고.
... 뭐 내가 주절주절 한다고 해서 내 기분 상태가 나아졌다거나 ..
혼자 주체할 수 없이 화내던게 덜해진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래도 통제 가능한 상태로 돌아갔다.
...
그럼에도 난 오늘 한시간 이상. 혼자 고개 숙이고 화를 내느라 눈에 핏발이 섰다.
.. 참 내.. 웃겨서.. 참.. 바쁘다 바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