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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ch's monologue/life log

30초씩 두번 - 오랜만에 욕 좀 할게.

1. 집 주인은 계약기간이 다 되어 보증금 돌려 줄테니 나가라고 했다. 
월세로 바꿀거란다.
그래서 집을 구하러 가야 겠다며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30초간.

결혼 할까. 그러면 이거 나 혼자 고민하지 않고 둘이 노선도를 같이 볼 수 있지 않을까. 

딱 30초였다.

집 구하는데 보름이 걸려도 그게 낫지. 웬 결혼. 토한다.

2. 새로 계약하는 집 주인은 항상 하루 빨리 달라고 하고 나가는 집 주인은 보증금 없다고 좀 늦게 주면 안되냐고 한다. 

...
이부분은, 남친보다 백배 좋은 내 친구들이 도와줬다. 
돈문제 걸릴땐 결혼이나 .. 남자가 있었음 좋겠다 생각해 본적 단 한번도 없다.

3. 오늘 나갔다 돌아오니 부동산이 다녀간건지 집주인이 다녀간건지. 현관, 욕실 불이 다 켜져 있고
작은 상과 빨래가 잔뜩 널려 있던 빨랫대가 위치 변경을 했다.

난 내 짐에 손대면 정말 죽여 버리고 싶은데다, 내 침대가 잠시 노출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욕이 절로 나온다.
게다가 불까지 켜놓고 갔다.
그리고 놀라잖아!

이때 또 30초 생각했다.
불이 켜져 있더라도 같이 사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그렇게 놀라진 않았겠지.
놀랐어도 얼른 전화해서 불켜놓고 갔어~ 하면서 이르겠지. 

...

그냥 내가 불 끄고 주인한테 문자 넣고, 
식탁위에 '물건 위치 바꾸지 말고, 불 잘 끄고 가라'고 커다랗게 쓴 노트를 놨다. 

4. 집을 며칠 비우려니 신경쓰이는게 한둘이 아니다. 
내 방을 노출시키지 않아도 되는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5. 요 며칠 다시 예민하다. 
방 해놓고 간걸 보니 전화해서 욕해주고 싶은걸 겨우 참았다. 
욕도 못한다. 난 세입자니까. 
이런것들만 생각하면 구역질이 난다. 

6. 몇몇.. 나를 '관찰'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랬다.
한동안 괜찮더니 다시 왜그러냐고.
무슨 소리냐 했더니 예전에 회사 다닐때 좀 그러더니, 한동안 괜찮더니, 다시 날카롭단다.

..

"다시 일할때 됐잖아. 당연한걸. 피식."

7. 이사를 한다고 했더니. 
이미 내가 두번 정도 경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있는 남자 만나 시집가.편하게 살아. 능력있는 남자 만나. 그리고 나 맛있는거 사주면 좋잖아. "

...

ㅎㅎ 토한다. 
변치않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8. 위가 아프네..ㅎㅎ 
오렌지 주스 원샷해서 그런가. 

요 며칠 제일 하고 싶지만 못한말.

"미쳤어??"

9. 지하철표 앞에 두고 여기가자 저기가자 하다가 비싼데 가네 어쩌네.. 싼데로 구해야 되네 어쩌네
그 돈이 아깝네 어쩌네..
마음 안맞으면 그게 더 짜증난다. 
...
예전에 하도 기가 막힌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놔서. 
너만 바쁘냐 나도 바쁘다. 너만 야근하냐 나도 야근한다. 그러니 너 있는 회사 근처에 집 구하자는 소리 꺼내지도 마라.
...난 처음부터 의견을 낸 적도 없는데 잘도 못을 박더라. 
망할놈의 자격지심. 

이번에 집 구한 것도 .. 내 나름대로는 이유가 충분한데.
"그런집 구해서는 돈 못모은다" 느니 "어디어디로 가면 싼데 왜 그런데로 가냐"느니. 

내 돈이고, 내마음이다. 
내 노후대책 세워달랬나. 비싼거 누가 모르나? 내가 집 나온지 십수년인데. 
낭비벽 심한 된장 취급하는게 상당히 마음에 안든다. 

초치지마. 이번 집은 올해의 내 처음이자 마지막 사치다. 

10. 구질구질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