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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 travelogue/France

2017.07.31-3. 파리 한식당 한림, 몽쥬약국

한림 이라는 한식당에 가기로 했다. 입이 안맞는 음식 먹느라 속이 좀 지친것 같..은건 내가 아니라 동행이다. 난 음식이 별 미련이 없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 있었다. 가게는 작은편.

쭈뼛쭈뼛 입장했더니 주인인듯 아저씨 한분이 매우 친절하게 맞아주심. 

일단 일본 맥주 기린 이치방. 내가 그리웠던 건 일본 맥주였구만. 필스너고 머시깽이고.. 맥주는 재패니즈가 내입에 짱이로구나. 벌컥벌컥..

미역국. 아주 간이 딱 맞고 미역이 부들부들하고 끝내준다. 

비빔밥. 아주 맛있다. 

같이 나오는 반찬들도 간이 딱 좋다. 

이게 해산물요리였는데 중국음식으로도 이름을 잘 모르겠다. 아무튼 굉장히 맛있음. 전분 농도도 좋고 간도 아주 좋고 재료 식감도 좋다. 

여기 사장님이 어디 유명한 곳에서 조리하셨던 분이라는 거 같은데 신기할 정도로 맛이 좋았다. 

우리 옆 테이블은 현지인 가족인거 같았는데 아들 둘 데리고 온 부부였다. 

음식을 척척 주문하더니 김치를 얹어가며 너무 맛있게 먹는다. 

쳐다보면 실례일 것 같아 대화하는 것만 좀 주워들었는데, 한국에서 주재원 같은 걸로 좀 머무를때 한국 음식에 맛을 들였나보다. 작은 아들이 빠른 속도로 음식을 먹던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 


반찬한점 남기지 않고 접시를 싹 비운 후, 동행이 했던 말이 압권이다. 

'프랑스 코스요리, 달팽이보다 이게 훨씬 맛있어.' 

이래저래 한국 아재들은 미국이나 유럽여행하기가 힘들다. 

뻥터져서 웃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그 유명한 몽쥬약국에 들렀다.

1. 북새통이다.

2. 물건 정리가 정말 잘되어 있고 점원이 매우 친절하다.

3. 한국 사람들이 당연히 많은데, 젊은 남자 손님들이 쇼핑을 너무 잘해서 (여성용 화장품까지) 감탄했다. 물건도 잘 고른다. 촌스런 아줌마는 옆에서 감탄. 우리 곰탱이는 구석에서 움츠리고 있음. 

4. 면세를 왜 공항가서 또 처리를 해야 하냐고 매장에서 다 처리해달라고 행패부리는 어떤 부인 그룹을 만났다. 규정상 어쩔수 없을텐데 왜 가게에서 항의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한국인 점원은 한없이 친절하다. 

5. 인기 있는 제품은 선물용으로 묶음 판매를 잘 구성해놨다. 아무 걱정 없이 남들이 집는 걸 집으면 인기 제품이니 실패할 확률이 낮다. 나처럼 선물은 뭘사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어렵지 않다. 

6. 유럽가면 사야지 라며 점찍었던 거의 대부분의 물건을 다 샀다. 그만큼 구색이 잘 갖춰져 있다. 

그렇게 사온 물건들. 어마어마함. 면세기준이 얼마인지 몰라서 될까 안될까 고민하며 계산대로 가져가니 쭈욱 찍어보더니 된다고 면세코너로 보내줬다. 친절. 

친애하는 여인들에게 선물하려고 꼬달리 세트 네개, 좋아라 하는 동무들 챙기느라 립밤 세개, 얼마전에 태어난 애기가 있는 동료(퇴사했으니 이전 동료군) 주느라 애기용 선크림도 하나. 나머진 다 내꺼다. 

으하하하. 

몽쥬약국은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가거나 한번가서 스캔하고 두번째 가서 구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몰라서 놓친 물건들은 조금 아깝다. 매장이 작지 않은데 구석구석 물건을 빽빽하게 진열해놓았다. 

굉장히 친절하니 찾는 물건이 없으면 물어보면 된다. 금방 찾아준다. 

숙소에 돌아오니 늦은 밤인데 이제야 해가진다. 숙소밖으로 하늘이 멋있다. 

이 숙소도 마지막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