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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travelogue/California

2009.08.03.#0 동네마실

Pasadena 는 좋은 곳이다.
상가도 잘 되어 있고 적당히 부자 동네고.

아침에 아우가 밥 먹는데 잠깨서 나갔다.

"나도 밥.."
"밥 없다.."
"이잉.."

하고 다시 자러 들어 갔더니..
아우가 밥을 해 놓고 나갔다.. ㅡㅡ;;
(나중에 밥솥에 남은 밥 처리 하고 밥솥 분해해서 광낸 다음 다시 한솥 해 놓고 한국 왔다. ㅡㅡ;;)
샌디에고에서 사온 인형은 책상위에 예쁘게 놓여 있다..
녀석..뭔가 꿍꿍이가 있는게 분명해..ㅡㅡ++
유학생의 밥상을 차려 밥을 먹고.
싱크대 위를 보니, 음식 재료 살 것과 메뉴가 적혀 있다. ㅡㅡ;;
안이랬는데..

실컷 퍼 자고 마실 나가기로 했다.
마을버스를 타고..ㅎㅎ

올드 파사데나 라고 부르는 올드 타운에 나가는 버스가 숙소 바로 앞에 있는데, 10번 ARTS 버스를 타면 된다.

허허허..
놀랍도록 정확한 곳에서 내림.
애버크롬비 매장 앞에서 내렸다.

50센트라고 아우가 알려줬는데, 버스비가 올랐단다.
75센트 짜리 버스는 전혀 버스처럼 생기지 않았다.
이렇게 생긴 것도 있고, 꽃프린트가 화려한 귀여운 버스도 있다. 

타운은 조용하고, 약간은 고급스러워 보였다.
여기 음식점들 중에, 유명한 곳이 많다고 한다. 
된장이 뭔지 좀 안다는 아우의 친구가 왔을 때 이곳 저곳을 찍으면서 이건 뭐고 저건 뭐고 했다는데..
난 도통 모르니 패스..
애플 매장에 잠시 들렀다가, 매장 직원이 말시키려고 해서 도망나옴 ㅋㅋㅋ 살것도 아닌데.

결국 애버크롬비에서 옷 삼.
아우는 "왜 그런 백인 우월주의적인 컨셉의 옷에 관심이 많냐" 했지만..
걸려 있는 것만 봐도 사고싶다. 
예쁘니까.  평범한 듯 잘 디자인 된 옷.
사이즈가 한국인인 내가 알고 있는 사이즈가 아니기 때문에 다 입어봤다. 
결국..게스 청바지 보다 더 비싼 반바지를 하나 샀음. 티셔츠도 샀음. 끄응..


살살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는데, 가다보니 발견된 상가. 
벤치도 좋고 음료 가게도 예쁘다. 
코치 매장이 있는데, 안에 사람이 많았다. 예쁜 가방도 많다. 

가다 발견한 파사데나 앤틱 몰.
뭔가 싶어서 들어가 보니, 온갖 중고 물건들이 다 있다.
오래된 폴라로이드. 필름 단종 되어서 이젠 유지비가 감당이 안되는 녀석. 
그리고 너무 웃겼던 미니북. ㅋㅋㅋ


사올까 잠시 망설였던 오래된 책. 그리고 핀업걸 그림. ㅋㅋㅋ
천정에 붙여 놓으면 좋겠는데..

"아우야.. 파사데나 앤틱 몰이라고 있더라."

"어 그런데 있다."

"별거 다 있더라."

"잡동사니 모아놓은거지."

"예쁜것도 많던데.

"그게 모아 놓으니까 멋있어 보이는거지. 하나 사서 집에 놔둬 봐라. 그게 멋있나."

"잘나따 재수없는 노마.."

마이클잭슨 특집 쇼윈도우.

지나다 발견한 메이시스 백화점.
웃긴건. 사람이 아무도 없다. ㅡㅡ;;
에스티로더 매장 갔다가, 아무리 기다렸다가 다시 와도 직원이 안와서 포기 하고 나왔다. 
평일 낮에 누가 백화점에 있겠냐만..
뭐랄까..백화점 같진 않았다.

거 신기하게 잘 찾아 다니고 있다.
그냥 이쯤에서 꺾고, 이쯤에서 직진.. 이러고 다니고 있는데 원하는 경로대로 이동 중.
내려가다가 또 하나의 메이시스와 보더스 발견. 
좀 쉬었다 들어가 보기로 하고.

에스프레소가 제대로라는 피츠 커피에서 커피 한잔 마시기로 했다. (이태리 친구들이 '여긴 제대로야' 라고 말했다는 군.)
무사히 커피 가게를 잘 찾아서 주문을 하고 빵하나도 주문해서 점심 대신 먹는 중.
주문 받는 애가, 어리둥절 하도록 무례해서 화가 좀 나긴 했는데, 눈 동글동글 뜨고 주문 완료. 

[말이 통하고 안통하고를 떠나서 사람이 굉장히 기분나쁘게 느끼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애버크롬비의 한 점원, 피츠의 한 점원, 샌프란시스코 아웃렛의 스타벅스 직원, 호텔 식당 프랑스영어 하던 직원 등등.. 
좀 지내다 보니 '내가 답답한가..지들이 답답하지.. 발음이나 똑바로 하던가..' 수준이 되었지만.
기분이 상하는건 상하는거다. 
하루종일 듣기 평가 당하는 건 어쩔수 없다손 치더라도, 한번 더 물어 보는 경우에 대답도 없이 짜증을 내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대부분은 친절히 한번 더 말해주거나 다른 방법으로 내용을 알려 주지만, 가끔 들이 받아 버리고 싶은 경우가 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스타벅스에서는 내가 눈을 부릅 뜨고 약간 화를 내기도 했다. 

문제는, 언어가 아니고, 자기들도 한국어는 못하니까, 그 보다는 '어떻게 말하느냐' 가 문제 인것 같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그냥 주면 되는데 뭐라고 한번 더 묻는다.
처음에 무슨 소린가 했는데 'sweetener?' 라고 묻는 것이다. 당연히 어려운 말은 아니지만, 저 상황에서 저 단어가 들릴거라고 내가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어리둥절 한 것이다. - 이때 스타벅스 직원은 굉장히 귀여웠으므로 문제 없었음
sugar 나 syrup? 이라고 물었다면 0.1초만에 알아 들었을 것이다. 
문제는, 언어가 아니다. (사실은 언어도 문제다. )]

피츠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빵도 맛있었다. 
피츠 커피 앞집은 스타벅스다.
두집 모두 장사가 잘 된다. 

두번째 메이시스에는 에스티로더 직원이 있었다.
한 남자가 다가와서 '뭐 도와 드릴까요?' 라고 묻길래 '네 가격 정보좀 알수 있을까요?' 라고 해서 다 들었다.
(약간 게이 같았음)

내가 가격을 잘 몰라서 좀 비싼것 같길래, 다음에 올게요 하고 나왔는데
들어와서 알게 된 가격이 훨씬 더 비싸다.
점원이 너무 친절 했기 때문에 비싸도 살뻔 했는데, 안사온게 정말 실수다.
엄마랑 최사장 화장품 사올 수 있었는데. 아쉽다. 
다시 갈 수도 없고 말이지.

아쉽다 아쉬워..
그리고 나와서 바로 옆에 있던 보더스에 갔다.
보더스는 책과 음반, DVD, 문구 등을 파는 큰 서점이다.
뉴욕에서부터 보더스와 중고 음반가게는 보일때마다 들어 가는 것 같다. 
찾고 있던 음반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도 음반 시장이 암흑기 인지, 음반이 별로 없다.
아우는 MP3를 사면 되는데 도대체 왜 CD 를 그렇게 열심히 찾냐고 했지만.
뭐 가끔 CD 가 필요 할 때도 있다.
그냥 앉아서 아이작 아이소프의 로봇 드림을 읽다가 나왔다. 
로봇 이야기를 참 아름답게 쓰는 작가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저 책을 제대로 읽은건 아니다.

..영어 잖아..

그냥 우물쭈물 살핀거지뭐.

저녁시간도 다 되어 가고.. 살살 들어가 봐야 겠다. 

여긴 정원이 잘 다듬어진 예쁘고 비싸보이는 집이 많다.
어떤 집은 길가에서 보이지도 않는단다.
차를 타고 들어가야 집이 있는 곳도 있다고. 

걷다가 칼텍 간판..? 명판..? 문패? 를 보고 반가워 하고 숙소를 찾아 가는데, 아우의 아파트 동 숫자가 안보이는거다.

결국 비싼 로밍 비용을 내고 전화 걸어서 더 올라 가라는 소리를 듣고 찾아 들어 갔다. 

아우가 고등어 구워줘서 먹었다. 
다 먹고 아우는 학교 가고 난 방구석에서 뒹굴거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