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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travelogue/Hong Kong

2009.08.30.#1 세간살이 장만 놀이

흑흑흑..ㅠㅠ
룸메 언니가 맨날 자랑한다.
남편이 짐싸주고 필통도 챙겨 달라고 했더니 꼼꼼하게 필기구 종류별로 다 넣어놓고..
알아서 이민가방에 너무 잘 싸줘서..
흑..그래서 어려도 오빠라고 부르나 보다...흑흑..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것은 사야 한다.
새소식. 집주인과 집주인 부모님이 고장난 에어컨과 수도꼭지를 점검 하고 가면서, 접이식 의자 한세트와 접시 세트를 주기로 했다. ㅋ
초반에 집 계약 할때, 단기간 계약이라 꺼리고 수입이 없는 학생이라 꺼리길래
새벽 한시까지 통화 하고, 넉달치와 보증금 까지 한번에 주겠다고 하고
당장 현금이 없어서 룸메 언니 과거 회사 동료가 수백만원짜리 수표를 끊어서 달려 왔다.
그때 집주인 엄마가 까다롭게 하길래, 기분이 좀 상해서
에어컨 고장난 것과 수도 꼭지 문제로 그날 당장 달려 오게 만들었는데
마침 부모님이 같이 오신다기에 그래, 한번 봅시다 봐요! 생각했는데, 생각보단 좋은 분들인 듯.

그래서 아침에 택시로 호텔에서 이사를 하고 (택시비 120HKD, 팁 포함), 대충 청소를 한 뒤,
룸메 언니는 머나먼 올릭픽 역 근처 교회로 달려 가고, 난 홍콩 친구 캐씨의 전화를 받았다.
상하이 출장을 막 마치고 바로 나의 집으로 득달같이 달려온 캐씨는 집 잘골랐다고 한참 칭찬 하고
한정거장 떨어진 Po Lam 역 쇼핑몰로 갔다.
점심을 먹고 필요 한 것을 사기로 한 것.
아마 모르긴 몰라도 캐씨는 서울에 있는 내 방을 보면 기겁 할 것이 틀림 없다. 어디어디 아파트는 낡았다며 늘 경고 했었으니까.
내가 입주한 아파트는 지은지 6년 정도 밖에 안되었고, 완벽한 보안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난 다 필요 없고 싸고 물 잘나오는 방 하나면 되었는데.

이곳은 역마다 상가 빌딩이 엄청난 데, 홍콩만의 특색이란 역시 상점 뿐인가.. 싶을 정도다.
(밤에 열리는 시장이나 홍콩 영화에 나오는 명소들도 물론 있겠지만.)
캐씨는 환영 점심을 사줬는데
"너무 많지 않을까?" "조금씩 밖에 안나와 걱정 마" 라고 하더니, 반이상 남길만큼 음식을 시켜 줘서..
게다가 그 음식이라는 것이..
 

대략 이랬다.
차갑고 껍질이 그대로 붙은 닭고기 요리.
생긴건 저래도 입에 넣으면 꽤 맛있다.
계란을 묻혀서 튀긴 야채 요리. 가장 거부감 없고 맛있다.
텀블링 이었나.. 덤플링 이었나..만두 같은 것. 아주 맛난다.
그 다음 부터가 문젠데, 떡볶이 떡 같은 것을 얇게 썰어서 맵게 야채와 조리 한 것. 조금만 먹어도 맵고 내 입에 맞는 맛은 아니었고
땅콩 맛이 나는 매운 면요리..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지만..나쁘진 않았.. 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고
솔직히 닭고기 요리는 두개 먹으니 못먹겠고
두부에다가, 옛날에는 뭔지 몰랐으나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된 천년 계란인지 만년 계란인지..
난 지금까지 저게 해산물의 일종인지 알았다.
시커멓고 흰자위가 까맣게 투명해진 오래 묵은 달걀.. 흑..알고나니 못먹겠어..ㅠㅠ
아무튼 그래서 거의 다 집에 싸왔다. (솔직히 중국음식 조금 무섭다.)
나의 친구 캐씨는 실컷 짐들어 주고 저 많은 것을 나에게 사 주고..
나는 딸랑 김한통 줬는데..흑흑..

아무튼 밥 먹고, price rite 라는 싼 가구 생활 용품 점에서, 배게, 이불, 시트, 매트, 기타등등을 왕창 사고, 무지 싸다고 기뻐하며 집에 배달 완료.
음..이를테면 이렇다. 덮는 이불+배게 커버+매트리스 커버 = 199HKD 지금 우리 돈으로 3만원 조금 넘는다.
침대를 사도 10만원이면 되는 것이고, 매트리스 대신, 그냥 스펀지 매트를 깔기로 했는데 매트는 159HKD. 배게가 37.90HKD. 대충 이렇게 장만 한 것이다. 침구 세트 장만 하는데 6만원 정도 들어 갔다.

그러던 중, 룸메 언니것도 살까 하다가, 이게 또 개인의 취향이 있는 문제라 전화를 하니 IKEA 를 원해서, 다시 IKEA 도 가기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