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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 Review/concert

유키 구라모토 2006.09.10

아..정말.. 돌겠습니다.
여름에는 조용하더니 가을이 되면서 ..
미리 예매해둔 공연 정도면 적당했을 텐데 곳곳에서 공연들이 터져나오는 바람에..
복구불능 마이너스 통장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리하여 올해 가을은 배고픈 계절이 될것 같네요. ㅠㅠ


9, 10월은 거의 매주 한두개의 공연이 예약되어 있군요.

Program

- Piano Solo -

Meditation  /  from Reminiscence
Romance  /  from Reminiscence

Late Summer  /  from Romance
Walk On Autumn Leaves  /  ***
Paris,Winter…  /  from Piano Jewels
Snowfall Of Cherry Blossom  /  from Piano Jewels

Invitation to Sweet Dream  /  from Pure Piano
Invitation To Dress Circle (Graceful Waltz)  /  from Piano Jewels

Romance For Piano  /  ***
Virgin Road  /  from Romance, Refinement


Intermission


- Piano with Cello, Flute

Lake Louise  /  from Reminiscence

Scenery Of A Garden  /  ***
Swan Song  /  from Refinement
Forest  /  from Piano Jewels
Pathos And Warm-Heartedness  /  ***

- Piano with Strings - 

Timeless Love  /  from Sceneries Of Love, Piano Jewels
Lovingly  /  from Concertino

In A Beautiful Season  /  from Sceneries Of Love, Piano Jewels
I Suppose Flowers Will Fall Down  /  ***
Second Romance  /  from Romance

Hopeful Tomorrow  /  from Piano Jewels


이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This Program is subject to change without any notice.

*** 국내 미발표 앨범 수록곡


프로그램 출처 - 클럽 발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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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 좀 늦는 바람에 헐레벌떡 밥도 못먹고 들어 가서

동행인과 함께 커피 한잔에 샌드위치 두개를 17000원에 먹었습니다.

예술의 전당 샌드위치에는 금가루를 뿌리나 봅니다.

금가루가 과도히 짠 맛이 나더군요..(비아냥비아냥..)

미리 밝히자면 뉴에이지 장르는 제 취향이라기 보다는 동행인의 취향입니다.
즉 전 큰 기대를 안하고 들어가고 동행인은 가슴이 벅찬 상태였죠.


일단 연주 피아노는 스타인웨이. 공연장내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곳곳에서는 커다란 카메라 까지 메고 와서 사진을 찍다가 주의를 받는 청중이 많았습니다.
주로들 커플들이 많았고, 또 성비는 여성이 훨씬 높았죠.

공연 시작
1부

사진으로 보던 그 카리스마와는 달리 훨씬 친근한 이미지였습니다.
피아노는 뭐가 잘못된 것인지 자꾸 에코가 들리는 것 처럼 2중으로 소리가 났습니다.
역시 마이크가 문제인지도 모르겠더군요.

동행인은 Meditation, Lake Louise, virgin Road 를 제일 좋아 한다고 하더군요.

공연은 시작 되었고 그 와중에 늦게 들어온 이들의 요란한 발자국 소리와,
주책없이 터지는 플래시,
플래시는 끄더라도 들려오는 셔터음 등으로 안내요원들이 바빴습니다.

거기다 아이들을 많이들 데려 왔는데 얌전히 감상 잘하는 아이들도 물론 있었지만
움직이고 발길질 하고 의자에서 튀어오르는 아이까지..
부모에게는 일상이겠지만 비싼 티켓료를 지불하고 들어온 다른 관객들은 그런 피해를 봐야 할 이유가 없겠죠?
이번 공연 역시 매너 총점은 낮습니다.

물론... 욕 많이 했습니다.^^;;;

장구분이 없고, 세션을 나누어 진행 하더군요.
분위기별로, 주제 별로 두곡, 세곡, 네곡으로 나눠서 연속하여 연주해 주었고
사이사이에는 유키 할아버지..아니 아저씨...아니 할아버지의 귀여운 우리말 솜씨를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곡들은 워낙 유명한지라 귀에 익은 곡들이 많았고
국내 미 발표곡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의 마음에 들었던 곡 딱 하나를 집어 내라면 Walk On Autumn Leaves 를 꼽겠습니다.
그날따라 날씨가 무척 좋고 가을 기온이 확 느껴져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Invitation to Sweet Dream는 Chopin Nocturne in C sharp minor no.20 가 앞부분에 살짝 샘플링이 되어 있어서 인상 깊었죠.
녹턴중 무척 좋아 하는 곡입니다.

장난꾸러기 연주자는 세션 마지막 부분에 가벼운 장난으로 마무리 하면서 관객의 박수를 더 얻어냈습니다.

축하곡으로 작곡했다는 곡에는 축혼행진곡을 삽입 하기도 하고.. 참 장난꾸러기 입니다.


2부

여기서부터는 피아노 솔로가 아니라 첼로, 플룻과 함께 합니다.

변형 한복같은 연주복을 멋있게 입고 나온 첼리스트. 미인이었습니다..ㅡㅡ;; 우와..
하늘색 반짝이는 몸에 붙는 드레스를 입은 플루티스트.. ㅡㅡ;;;
첼로 주자는 앉아나 있지.. 저 고혹적 자태를 뽐내는 플루티스트 때문에 눈이 부실 지경이더군요..
연주자는 너무 예뻐도 음악에 집중이 안되는것 같습니다.(이건..단점이라고 해야 하나..)

유키씨는 "미인입니다." "플루티스트도 역시 미인입니다. 기뻐요"
이런 재미있는 멘트도 섞어가며 즐겁게 음악회를 이끌어 갔습니다.

forest 라는 곡. 좋았습니다.
플룻이 숲속을 종종종 뛰어 가면
행여나 다칠까 베이스 톤의 첼로가 든든히 지켜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의 다정한 곡이었죠.

그 다음부터는 다수의 현악이 나옵니다.
좋아라 하는 콘트라베이스도 물론 있었구요.
이럴수가! 콘서트 마스터 까지 미인입니다!!!!
유키씨가 직접 ..ㅡㅡ;; 섭외한 것인지..

곡들은 전체적으로 좋았고..
단.. second romance 라는 곡 할때..
진짜..졸았으면 의자 뒤로 넘어 갔을겁니다.
완전 몽롱한 상태로 들어서 큰일날뻔 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객석은 어둡고, 음악은 우울하고.. 우울해서 눈을 감고 싶은...그런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앵콜

놀랍게도 9월 10일은 유키씨의 생일이었습니다.
55세가 되었고 토끼띠라고 설명 하더군요.
매 곡이 끝날때마다, 시작할 때 마다 정수리가 다 보이도록 고개 숙여 인사하는
음악가의 겸손함을 처음 보았을 뿐 아니라
공연의 진행을 '친절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음악가도 참 오랜만이었죠.
(옛날, 경주에서 경주시립교향악단-이름 정확치 않음- 지휘자가 생각이 나네요..무척 친절하고 따뜻한 무대 매너)

앵콜곡으로 원래는 현악과 함께 하는 곡 하나를 준비했던 모양인데
생일이라 그런지 Cottage for the Rabbit 라는 곡을 자축 하는 의미로 들려 주었습니다.

그냥 연주 할리 없겠죠? 역시 생일축하 멜로디를 샘플링 하더군요..하하하..
관객 모두 즐거운 웃음.

그리고 A song of swan 인지 정확치는 않은데 스트링과 함께 한곡을 더 들려 주었습니다.

총평

즐거웠습니다.
쉰 다섯의 음악가가 관객을 즐겁게 해 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그 모습과는 대치되는 연주할 때의 카리스마나 애수도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 제 취향에는 좀 안맞았지만,
음악 감상 하기에 정말 멋진!!! 좌석을 예매 하는데 성공 해서 무척 기뻤습니다.

자주 그런 상상을 했습니다.
아.. 내가 이 음악을 좋은 오디오로 틀어 놓고 푹신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요..


사족
피아노 솔로 연주 할때는..(주로 우울..단조의 곡들)
제 인상에 그 드라마의 그 장면이 콱 밖혀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짤츠부르크에서 공연 하던 '봄의 왈츠' 드라마 '크리스 윤, 윤재하'가 계속해서 떠오르더군요.

흠...ㅡㅡ;;;

자자.. 이번주 일요일에도 연주회가 있습니다!!
토요일에 노트북 찾으러 갑니다.
그때까지는 노트북이 깨어나 주어야 할텐데요!!